1위 SK는 '라이벌' 두산 격파…'리빌딩' 선언 한화, 삼성 제압

5월 들어 놀라운 승률을 올리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상위권 순위 싸움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기세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에 터진 조성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KIA와의 부산 3연전을 2승1패로 마감한 롯데는 5월 들어 9승3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6위에 랭크된 롯데는 시즌 전적 16승2무17패(0.485)를 기록해 이날 나란히 패한 공동 4위 삼성과 KIA(이상 17승18패, 승률 0.486)에 승차 없이 바짝 따라붙었다.

2-3으로 뒤진 8회 이대호의 8호 홈런으로 동점을 일궈낸 롯데는 연장 10회 초 1점을 내줬지만 공수교대 후 2점을 뽑아내 역전했다.

2사 1, 3루에서 KIA 유격수 김선빈의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1, 2루에서 조성환이 끝내기 좌전 안타를 때렸다.

반면 최근 상승세였던 KIA는 3타자 연속으로 아치를 그리는 화끈한 홈런쇼를 펼치고도 아쉽게 패했다.

KIA는 이날 0-2로 뒤진 8회말 이범호(7호), 김상현(4호), 김주형(3호) 3타자 연속 홈런을 앞세워 역전했지만 뒷심 부족을 드러냈다.

3타자가 연속으로 홈런을 날린 것은 이번 시즌에서는 처음이며 역대로는 20번째 기록이다.

최근에는 2009년 5월2일 한화가 KIA와의 군산경기에서 연경흠, 디아즈, 김태완이 연속타자 홈런을 날린 바 있다.

사장과 단장을 교체하며 '리빌딩'을 선언한 꼴찌 한화는 대전구장에서 삼성을 5-2로 제압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나선 장성호는 역대 12번째로 1천7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고, 삼성 최형우는 시즌 9호 홈런을 쳐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국시리즈 라이벌' SK와 두산이 맞붙은 잠실구장에서는 1위 SK가 5-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전날의 영패를 설욕했다.

◇잠실(SK 5-0 두산) = 전날 영패의 수모를 당한 SK가 제구력이 흔들린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1회초 선두타자 정근우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희생 번트와 희생 플라이로 간단하게 선취점을 뽑은 SK는 2회 뛰어난 집중력을 과시했다.

선두타자 정상호의 중전 안타에 이어 임훈과 조동화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폭투로 2점째를 따냈다.

이어 정근우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고 박재상의 2루타가 이어지면서 스코어는 5-0으로 벌어졌다.

반면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두산은 6회 스트라이크 판정을 놓고 김동주와 양의지가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등 민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전(한화 5-2 삼성) = 정신무장을 새롭게 한 한화의 마운드와 타격이 오랜만에 조화를 이뤘다.

전날까지 팀 타율 꼴찌(0.223)에 처진 한화가 톱타자 강동우가 공격의 물꼬를 트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강동우는 1회 삼성 선발 배영수를 상대로 3루타를 때린 뒤 한상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2회에는 이대수의 우전 적시타로 2점째를 뽑은 한화는 계속된 2사 2루에서 다시 강동우가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기세가 오른 한화는 한상훈의 중전 적시타가 이어져 초반부터 4-0으로 앞섰고 5회에는 이여상이 적시타를 날려 5-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선발 안승민은 7회초 최형우에게 2점 홈런을 맞고 내려갔지만, 한화는 박정진에 이어 오넬리가 깔끔하게 던지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사직(롯데 5-4 KIA) = 연장 10회 KIA의 어설픈 수비가 결국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연장 10회초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KIA는 공수교대 후 롯데 박종윤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했다.

중견수 신종길이 잘 쫓아갔지만 글러브에 공이 맞고 튀면서 안타가 됐다.

2사 1, 3루에서는 KIA 유격수 김선빈이 연속으로 아쉬운 수비를 했다.

강민호의 타구를 더듬다가 1루로 뒤늦게 던져 타자를 살려줬다.

롯데는 김선빈의 실책을 틈타 3루 주자 박종윤이 홈을 밟아 4-4를 만들었다.

이어진 찬스에서 조성환의 타구는 김선빈의 글러브에 맞고 뒤로 빠졌다.

좌전 안타로 기록됐지만 김선빈이 집중했다면 처리할 수도 있는 타구였다.

결국 조성환이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롯데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고동욱 기자 cool@yna.co.kr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