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안타 때렸지만 궁여지책 마운드에 씁쓸

롯데 자이언츠가 활화산 타력이 부활했지만 불안한 경기를 계속 이어갔다.

롯데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무려 8점을 미리 뽑고도 조마조마했다.

4회초까지 8-0으로 앞섰지만 선발투수 장원준이 4회말과 5회말 집중 안타를 맞고 야수들의 실책까지 겹친 탓에 6실점하고 말았다.

롯데가 9-6으로 앞선 6회에 긴급 투입한 것은 베테랑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 코리였다.

그는 올 시즌을 선발투수로 시작했지만 최근 불펜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고원준과 코리의 자리를 바꿨다"며 당분간 이 같은 마운드 운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원준의 혹사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롯데는 구위가 좋은 고원준을 최근 위기마다 연일 구원투수로 투입하면서 한 선수를 너무 많이 기용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코리는 미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면서 불펜 투수로 많이 뛰어 경험이 풍부했다.

결과적으로 고원준을 선발투수로 돌려 로테이션에 따라 마운드에 올리고 코리를 이전 고원준과 같은 방식으로 쓰는 책략이었다.

코리는 지난 3일과 4일 구원투수로 나와 1⅔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루건너 이날 경기에서는 그보다 많은 4이닝을 무실점로 틀어막고 올 시즌 자신의 첫 세이브까지 기록했다.

양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은 코리가 승리투수"라고 말했고, 코리는 "내가 팀에서 필요한 내 할 일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소방수로 쓰는 것은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몇 년 동안 강팀으로 지내려면 뒷문을 계속 맡을 수 있는 국내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궁여지책은 선발진이 정상화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미더운 선발투수는 송승준, 라이언 사도스키, 장원준 등 3명이다.

애초 선발진의 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던 김수완은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고 이재곤은 2군으로 떨어졌다.

양 감독은 작년 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이자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김명성을 1군으로 이날 불러올렸다.

몇 차례 짧은 실전 피칭을 통해 구위를 보고 선발진에 투입할지 구원투수로 기용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김수완과 이재곤이 구위를 되찾아야 한다"며 "작년에 선발진에 김수완과 이재곤이 나타난 것처럼 올해도 선수가 나오기를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김수완을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투입해 로테이션 합류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