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3개월의 공백을 딛고 은메달을 목에 건 데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집중적인 지원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는 김연아에게 여러모로 부담이 큰 대회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로 한 번도 경기에 나서지 않은 탓에 실전 경험을 통해 연기를 다듬을 기회가 없었고, 일본 대지진으로 대회가 미뤄지면서 전지훈련지 대신 한국에서 훈련해야 했다.

3월26일부터 김연아가 훈련한 태릉실내빙상장은 훈련 본거지인 로스앤젤레스보다 환경이 상당히 열악하다.

빙상연맹은 그나마 양호한 환경에서 대회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추가 비용을 들여 빙상장에 최대한의 난방을 가동했고, 훈련 기간에 지속적으로 상황을 점검하며 불편을 줄이고자 애썼다.

빙상연맹은 또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자 일찌감치 모스크바로 떠난 김연아의 애로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줬다.

김연아는 22일 모스크바에 도착했지만, 대회가 열리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가 24일부터 선수들에게 개방되는 바람에 적응훈련은커녕 하루 넘게 빙판에도 오르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이에 빙상연맹은 러시아빙상연맹과 협의해 현지 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선수촌 빙상장을 빌려 훈련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김재열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대회여서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김 회장은 김연아 선수가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를 아끼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번 대회 기간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쇼트프로그램부터 갈라쇼까지 김연아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비록 거듭된 점프 실수로 정상 복귀에는 실패했지만, 김연아는 긴 공백은 물론 갑작스러운 발목 통증까지 이겨내고 값진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아쉽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김연아 선수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준우승을 축하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