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서울 청계산 북한산 등 주요 명산에선 아웃도어 제품들의 경연장이 펼쳐지고 있다. 업체들은 보다 가볍고 땀 배출이 잘 되는 기능성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웃도어 열풍 속에 등산용은 물론 외출복 대용으로도 활용도가 높아져 업체들은 대대적인 마케팅을 위해 인기 연예인을 과감하게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나섰다. 지난해 3조원에 달한 아웃도어 시장이 올해 4조원으로 추정되면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 '4조원 시대'

아웃도어 시장은 2007년 1조5000억원 규모였으나 2008년 1조8000억원,2009년 2조원 등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엔 3조원에 달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올해도 각 업체가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여 시장 규모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1~3위 업체들의 매출과 성장세만 감안해도 이를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웃도어 제품이 '일상복' 개념으로 바뀌면서 업체들은 점점 더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을 채택해 캐주얼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

올해는 업체간 '컬러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형광 연두 · 노랑 · 핑크 등 강렬한 원색 제품이 유난히 많이 나왔다. 안이 들여다보는 투명한 소재의 얇은 형광색 바람막이 재킷을 내놓지 않은 브랜드가 없을 정도다. 노스페이스는 검정 바지 위에 노란색 재킷으로 포인트를 줬다. K2는 선명한 파란색의 재킷을 입은 탤런트 현빈을,코오롱스포츠는 연두색을 입은 이승기와 핑크색을 입은 이민정을 메인 컷으로 전면에 내걸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올봄에는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으로 만든 아웃도어 제품들이 예년보다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4~5위권인 라푸마 역시 핫핑크,형광 연두 등의 튀는 색상 제품을 줄줄이 내놨다. 여기에 허리 라인을 강조해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후발업체들의 색깔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가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라푸마 컬럼비아 블랙야크 아이더 밀레 몽벨 네파 에이글 등이 4~10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구조다. 기존 스포츠 브랜드가 내놓은 엘르스포츠,휠라스포트,르까프 등의 아웃도어 제품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튀는 색상이 대부분이다.

◆연예인 광고모델 경쟁도 치열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기능성에 이어 이젠 광고모델로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가 탤런트 이승기 · 이민정과의 광고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한편 한번도 연예인을 모델로 쓰지 않았던 K2가 탤런트 현빈을 채택하는 등 '연예인 모델 붐'이 확산되고 있다.

강렬한 인상을 주려는 회사는 주로 남성 모델을,몸매 관리에 초점을 맞춘 업체들은 여성 모델을 기용하는 추세다. 노스페이스는 2009년 탤런트 공효진과 2년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작년 가을 · 겨울부터는 영화배우 하정우를,올해 봄 · 여름 시즌부터는 탤런트 이연희를 모델로 선정했다. 코오롱스포츠도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청춘스타 광고모델 기용이 한몫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이더 역시 험한 산을 오를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강조하기 위해 탤런트 장혁과 천정명을 기용했고 밀레는 엄태웅,휠라스포트는 가수 이효리,르까프는 김사랑,엘르스포츠는 조여정을 각각 모델로 채택했다. 정용재 K2 브랜드마케팅팀 팀장은 "올해는 인기 탤런트 현빈을 모델로 전면에 내세워 좀 더 다양한 연령층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