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 속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들어서만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았다. 주식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데서 벗어나 다양한 ETF가 출시되면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만든 인덱스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용이하고 수수료가 싼 것이 특징이다.

1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올 들어 1조787억원(14일 기준)의 자금이 유출됐지만 ETF로는 9571억원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2002년 처음 출시된 ETF는 2007년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달 말 6조9285억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ETF 시장 규모가 커지고 인기도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차별화된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날 KB자산운용은 'K스타우량회사채'와 'K스타수출주''K스타 우량업종대표주' 등 3종의 ETF를 한꺼번에 상장했다. 'K스타 우량회사채'는 국내 최초의 회사채 ETF다. 그동안은 국고채에 투자하는 ETF가 대부분이었다. 이 ETF는 KIS채권평가가 산출하는 KOBI크레디트지수에 포함된 종목 중에서 신용위험과 유동성 재무상태 등을 감안해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만 투자한다.

'K스타수출주' ETF는 우리나라의 경제 특성상 증시에서 수출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 중 수출업종에 속한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50종목에 투자한다. 'K스타 우량업종대표주' ETF는 기존 우량주 ETF와는 달리 우량 업종의 대표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고공행진하는 금 · 은 투자 ETF도 나왔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지난주 '타이거 금은 선물(H)'과 '타이거 금속선물(H)''타이거 블루칩 30' ETF 등을 포함해 11종의 ETF를 무더기 상장했다. 구리 콩 달러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다양한 ETF도 올 들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구리 콩선물 ETF를 상장했던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말 운송업종과 보험업종 투자 ETF를 내놓고 상반기 중 금속 광물 관련 펀드 출시도 준비 중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ETF시장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막 진입했다"며 "시가총액 대비 ETF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아 성장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ETF시장에서 상품형 ETF 비중은 1% 정도에 불과해 관련 상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지금은 농산물 원유 금 정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원자재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ETF와 금속지수,개별 금속,에너지,개별 곡물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