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DICC의 지분 20%를 매각한다는 발표에 28일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화답하고 있다. 매각 대금이 적정하다는 평가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재원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는 분석에서다.

지난 25일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건설기계생산·판매법인(DICC)의 지분 20%를 미래에셋맵스운용 사모펀드
(PEF)와 하나대투증권 PEF 그리고 IMM PE으로 구성된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고금리 채권 상환+ DICC 상장 수순…"효과 있다"

우선 이번 매각이 긍정적인 이유로는 복리 9% 고금리 채권의 상환과 DICC 상장을 위한 수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매각이 갖는 의미 두 가지"라며 "차입금 상환 자금 마련과 DICC 의 시장가치 표면화"라고 분석했다. 2012년 말에 예정된 DII 관련 재무적 투자자들의 차입금 상환자금 마련과 DICC 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해석이다. DII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발행된 상환우선주는 8억 달러다. 연 9%의 복리를 감안할 경우 총 상환금액은 12억3000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물론 DICC 의 지분을 20% 매각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지만, 앞으로 지게차부문 매각(상반기내에 구체적 일정 발표 예정)과 현금창출 규모를 감안할 경우 추가 차입금 없이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매각금액은 3800억원으로 지분율 20%를 고려하면 DICC의 가치를 1조9000억원이라는 계산이다. 2010년 실적기준(매출액 2조4500억원, 영업이익 1851억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2.1배라는 설명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번 DICC 지분 일부 매각에 미래 성장가치를 적절히 반영한 금액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밥캣 차입금 상환을 위한 아쉬운 결정일 수도 있으나 회사측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선제적인 대응을 가져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매각 합의 내용 중 풋옵션이 없다는 점이 분명하고, 기업공개(IPO) 할인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3800억원 매각대금은 적정하다는 평가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DICC 지분 10%가 1700억원 정도에 매각된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실제로는 루머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각이 결정됐다"며 "FI들이 투자를 결정한 것은 DICC의 적정 가치를 훨씬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해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자체 실적도 기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은 '실적전망'에도 반영되고 있다. 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4만1000원으로 14% 상향 조정했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굴삭기 판매 증가율 기대 이상이며 1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할 것"이라며 "1~ 2월 중국 굴삭기 판매는 2010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고 전했다.

일본 대지진 효과를 고려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 굴삭기 판매 예상치(기존 예상치 2만8274대)를 뛰어 넘는다는 전망이다. 1분기 실적 또한 기대치를 웃돈다는 얘기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도 "중국굴삭기 시장은 비수기인 1~2월에도 고성장을 지속하여 성수기인 3~4월 판매 기대가 되는 상황"이라며 "일본이나 중국업체들이 일본 지진의 여파로 일부 부품의 생산이나 물류에 문제가 생긴다면, 6월 이후에는 동사의 중국시장 시장점유율 상승의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기계업종 상반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