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과 경영진 간 감사 선임을 놓고 이견이 있었던 아남전자가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측 감사 후보를 선임했다. 대신 소액주주들은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을 회사로부터 약속받아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아남전자는 18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 아남전자 본사 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진이 추천한 이사 및 사외이사, 감사 후보를 모두 선임키로 의결했다. 소액주주들이 내세운 회계법인 '원'의 최종현 회계팀장은 감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최성렬 대표를 비롯해 김태수, 유성준 씨 등은 이사에, 윤상규, 고건 씨는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강성규 위드회계법인 상무는 신임 감사로 뽑혔다.

소액주주들이 감사 후보를 내세우는 등 실력 행사를 예고했지만 막상 주총은 싱겁게 끝났다. 주총 개최 이전 경영진과 소액주주 대표가 만나 상호 협력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모임을 이끌고 있는 강인권 씨는 "회사가 성의있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믿음을 갖고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성렬 대표는 주총 이전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올해 매출 39% 성장 및 중국 현지법인 2분기 내 가동 △신규사업을 위한 M&A(인수합병) 추진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 활동 △반기 1회 이상 주주간담회 개최 등을 약속했다.

강 씨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가를 관리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아남전자는 이날 오후 우리은행과 체결한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탹계약을 오는 9월 24일까지로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로 신규 선임된 유성준 경영지원실장은 "주주와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앞으로 기업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