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10대 놀이공원의 하나인 홍콩의 오션파크가 5년 동안 8250억원을 들여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1977년 개장 이후 9000만명이 다녀간 홍콩의 대표적인 놀이공원인 오션파크는 물을 주제로 한'워터 프런트'와 70개의 놀이기구 시설이 모여있는'서밋',대형 조류관이 있는 '타이쉐완'등 3개의 테마파크로 나뉘어 색다른 즐거움을 뽐낸다.

◆꿈꾸는 물의 도시'아쿠아 시티'

오션파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테마공원은 워터 프런트의 꿈꾸는 물의 도시 '아쿠아 시티'다. 244개의 유리판으로 돔 지붕을 장식한 계란 모양 수족관 '그랜드 아쿠아리움'은 밤이 되면 코발트빛 푸른 세상으로 변신한다.

그랜드 아쿠아리움에서는 400여종이 넘는 5000여마리의 해양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세계에서 9번째로 크다. 태평양 깊은 바다에서 산다는 참다랑어가 머리 위로 바쁘게 지나가고 그 뒤를 감자귀 상어가 유유히 추격한다. 형형색색의 열대어는 몸통의 50배가 넘는 지느러미를 너울거리며 부끄러운 듯 산호초 사이에 숨어 있다.

그랜드 아쿠아리움 정면에 설치된 '라군'에서는 오스카 작곡상을 받은 피터 레먼의 열정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동물과 자연,인간의 하모니를 표현한 '심비오 쇼'가 펼쳐진다. 세계에서 하나뿐이라는 10m 높이의 360도 워터 스크린 위에서는 물의 용과 불의 용이 뒤엉켜 다툰다. 두 마리 용이 화해하는 순간 하늘을 향해 수백발의 폭죽이 터지면서 인공 호수엔 불꽃 판타지가 타오른다.

◆세계 세번째로 나이 많은 판다 '자자'

아쿠아 시티를 벗어나면'어메이징 아시안 애니멀즈'가 기다린다. 이곳에선 중국 자이언트 도롱뇽,아시안 작은발톱 수달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금붕어가 있는 '골드피시 트레저'등 희귀 동물을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귀염둥이 판다가 있는 '자이언트 판다관'에는'앙앙'과'자자'란 이름의 두 마리 판다가 있다. '자자'는 올해 36세로 전 세계에 있는 판다 중에서 세 번째로 나이가 많다.

산 정상의 놀이기구 공원이 있는'서밋'으로 가려면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252대의 케이블카가 워터 프런트에서 서밋까지 시간당 4000명의 관광객을 초당 3.2m의 속도로 부지런히 실어 나른다. 해발 205m 높이의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다 보면 홍콩의 마천루를 감싸 안고 있는 짙푸른 남중국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서밋에 가면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가 해파리 전용 전시장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전시장의 매직 거울방에 들어가면 손톱보다 작은 것부터 집채만한 것까지 1000가지가 넘는 온갖 해파리를 볼 수 있다.

◆1300m 지하터널 여행도 묘미

서밋에서 내려오는 길은 오션파크가 자랑하는 '오션 익스프레스'라는 열차가 안내한다. 1300m의 지하터널을 시속 10㎞로 달리는 '오션 익스프레스'는 첨단 멀티미디어 효과를 이용해 해저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서밋에서 내려와 아프리카와 중남미가 고향인 핑크 플라밍고의 우아한 자태를 보려면 길이 225m의 옥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타이쉐안'으로 가야 한다.

이 옥외 에스컬레이터는 영화 '중경삼림'에서 여자 주인공인 왕정문이 쪼그려앉은 자세로 올라가면서 양조위의 집을 훔쳐보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함께 놓치면 아쉬울 오션파크의 선물이다.

홍콩=이병철 기자 heads@hankyung.com

◆ 여행팁

오션파크 입장권은 어른 250홍콩달러(3만7500원),어린이 125홍콩달러(1만8750원)이다.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펀 골드 패스'는 어른 695홍콩달러(10만4250원),어린이 350홍콩달러(5만2500원)다. 스마트펀 골드 패스의 유효 기간은 1년이다.

그랜드 아쿠아리움 안에 있는 넵튠 레스토랑에 가면 대형 유리창을 통해 물고기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 가격은 라면 종류가 1만5000원 안팎,정식 코스는 1인분에 15만원 정도.아쿠아리움으로 가는 길목에 새로 문을 연 베이커리가 있다. 커피와 함께 먹는 달콤한 케이크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