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날뛰며 북부 몬테레이市 경제 위축

멕시코 최대 산업도시로 꼽히는 북부 몬테레이시(市)가 들끓는 마약 폭력 속에 위축되고 있다.

26일 EFE통신에 따르면 북동부 누에바 레온주의 주도인 몬테레이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을 비롯, 5만여개의 기업체가 상주하는 멕시코의 산업 요충지다.

세계 3위의 시멘트 업체인 '세멕스'를 비롯,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파, 코카콜라 음료사업자인 펨사, 북부 최대 유리생산기업인 비트로 등이 이 도시의 산업에서 핵심역할을 하며 멕시코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이끌고 있다.

몬테레이는 수도 멕시코시티 못지 않게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며 살기 좋은 동네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약과의 전쟁' 속에 갱단들이 미국으로 통하는 마약밀매 주도권을 놓고 피비린내나는 싸움을 벌이면서 도시 곳곳에 공포감이 도사리고 있다.

올해만 경찰 14명을 포함, 80명이 마약 폭력에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7월에는 도시 북부 외곽의 한 쓰레기 하치장에서 갱단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52구가 발견돼 멕시코 전역을 경악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몬테레이를 찾는 관광객도 줄어 호텔 객실 점유율이 41%에 머물렀으며 누에바 레온주의 경제 생산규모도 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드리고 메디나 주지사는 "가장 힘겨운 시간이다. 아마도 누에보 레온주의 현대사에서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몬테레이에서 폭력이 활개치게 된 배경에는 마약갱단인 걸프와 세타스의 세력 다툼이 자리하고 있지만 부패한 경찰들이 갱단에 매수돼 조직을 비호하거나 범죄에 직접 관여하는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큰 원인으로 꼽힌다.

현지 경찰은 지난해 누에바 레온주의 산티아고시(市) 시장 납치ㆍ피살사건과 관련해 현직 경찰관 6명을 체포한 바 있다.

하지만 주 정부는 갱단 폭력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을 부인하고 있다.

호르헤 도메네 주 치안대변인은 몬테레이와 외곽 도시지역은 9만5천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계속 팽창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외국인 투자규모도 22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