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검찰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미성년 매춘 의혹 수사의 핵심 인물인 모로코 출신 벨리댄서 카리마 엘 마루그(일명 루비.18)는 19일 총리가 자신의 몸에 손도 대지 않았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루비는 이날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내 몸에 손가락 한 개도 대지 않았다"며 "나는 그를 한 인간으로서, 아무 대가 없이 나를 도와준 사람으로서 존경한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루비는 17살로 미성년자이던 지난해 2월부터 5월 사이에 밀라노 외곽에 있는 총리의 자택에서 몇 차례 밤을 보낸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매춘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녀는 또 검찰이 도청한 전화 통화에서 자신이 입을 다무는 대가로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50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말한 내용도 부인했다.

루비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절대로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루비는 자신이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손녀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베를루스코니에게 자신을 이집트 출신에 24살이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가족사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루비가 3천유로(약 460만 원)를 절도한 혐의로 밀라노 경찰에 체포되자 지난해 5월 27일 경찰에 전화를 걸어 그녀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손녀라며 풀어주도록 요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루비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9살 때 삼촌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완고한 이슬람 교도인 아버지에게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며 침묵을 지키도록 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또 12살 때 아버지가 기름이 끓고 있는 프라이 팬을 자신에게 던져서 얼굴과 어깨에 화상을 입은 후 가톨릭으로 개종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