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삼호해운 소속 화학운반선인 삼호주얼리호가 지난 15일 인도양 북부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같은 회사의 원유운반선 삼호드림호가 217일이나 억류됐다 지난해 11월 950만달러를 주고 풀려난 지 2개월 만에 또다시 상선이 납치된 것이다. 피랍 선박에는 한국인 8명을 포함해 모두 21명의 선원이 승선했고,외교통상부는 이들의 안전을 확인했다고 한다. 소말리아 해적에 우리 선박이 납치되는 일이 자꾸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다.

소말리아 해적에 우리 선박이 피랍된 것은 2006년 4월 동원호 이후 벌써 8번째다. 대게잡이 어선 금미305호의 경우 지난해 10월 납치돼 선원 43명이 억류 중이지만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말리아 해역은 한국 해운 물동량의 30%가 지나는 곳이다. 특단의 해적 퇴치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선박 납치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물론 이 해역에서 해적 진압을 위해 다국적 해군이 작전을 벌이고는 있다. 우리 또한 2009년 3월 이후 해군 청해부대가 파견돼 선박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피해를 막지 못하는 것은,해역이 워낙 넓고 일단 납치되면 선원들의 안전 때문에 적극적인 공격이 어려운 탓이다. 게다가 이 해역을 지나는 국내 선박들 가운데 13% 정도만 청해부대에 의해 호송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일정이 맞지 않아 독자적으로 항해하는 선박이 훨씬 많고,해적의 활동 범위가 넓어 대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피랍이 되풀이되고 거액 몸값지불 요구에 끌려다니는 악순환을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해군력의 증강 배치와 함께,가능한한 많은 함정이 동원돼 해적을 퇴치할 수 있는 유기적이고 신속한 국제공조와 협력 대책 모색이 급선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박들의 자구책이다. 최선의 방법은 위험 해역 통과시 군함의 호송을 받는 것이다. 무리한 항해를 자제하고,위험 항로는 회피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선박 간 해적경계 연락망 구축,선박보호장비의 활용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