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 2011년은 '실행의 해'다. 그 핵심에는 5대 신사업이 자리잡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경영복귀 직후 집무실인 승지원에서 사장단회의를 갖고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발광다이오드),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5개 사업을 신사업으로 꼽았다. 삼성은 이들 신사업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비전도 내놨다. 이 회장은 "환경 보전과 에너지 고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녹색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수종 사업 확정 후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김순택 당시 신사업추진단장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등 신사업 뼈대구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2008년 미국 메모리카드 업체인 샌디스크 인수에 실패한 뒤 인수 · 합병(M&A)시장에서 발을 뺀뒤로 지켜왔던 침묵을 깨고 M&A에도 나섰다. 대상은 국내 바이오벤처 1호로 꼽히는 메디슨.이 회사는 3D(3차원)초음파 시장에서 세계 5위권에 드는 유망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 인수를 위해 SK와 KT&G 등의 국내기업은 물론 필립스 올림푸스 등의 해외기업들과 인수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메디슨 인수전의 승자가 된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혈액검사기로 기존 제품보다 성능과 정확도를 높여 중소병원들을 대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크기와 가격은 기존 제품의 10분의 1 크기로 낮추고 혈액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12분으로 줄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뇨는 물론 간,콜레스테롤 등 19개 검사항목을 진단할 수 있다"며 "향후 암과 감염성 질환 등을 동시에 진단하는 세계 최초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묘년 경영전략] 삼성, 태양전지 등 5대 신사업 육성…2020년까지 매출 50조 키운다
삼성SDI는 자동차용 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 관련 시장에서 세계 선두권에 들어선 삼성SDI는 전기자동차용 전지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삼성은 자동차용 전지분야에 2020년까지 5조4000억원을 투자해 해당 시장에서 10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로 했다. 삼성LED는 빛의 반도체로 불리는 LED에 집중해 디스플레이용 후면광원(BLU)에서 조명,전장제품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2020년까지 17조8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둘 계획이다.

삼성정밀화학은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와 손잡고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2012년 상반기 중 공장 가동을 시작해 생산규모를 점차 늘려가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삼성 내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