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시너지 효과 극대화 기대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차세대 핵심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헬스케어 사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시금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직후인 지난 5월 헬스케어 등 신수종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삼성은 올 4월 엑스레이 장비업체 ㈜레이 지분 68.1%를 인수하고 6월에는 중소병원용 혈액검사기를 출시하는 등 헬스케어 사업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삼성이 헬스케어 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라고 했던 이 회장의 위기의식과 맥이 통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이 지금은 비록 주력제품인 반도체, LCD, 휴대폰 등의 강력한 경쟁력과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21세기 경영환경의 속성상 현실에만 안주하다가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는 것이다.

특히 이 회장은 1980년대 이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일본 도요타가 미국발 리콜사태로 말미암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건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지금은 비록 삼성이 잘 짜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순항하고 있지만 새로운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 회장의 위기의식이 이번 메디슨 인수전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삼성이 헬스케어를 핵심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있는 이유는 헬스케어 사업이 반도체 못지않게 시장규모가 크고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데다 향후 소득증가와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될수록 시장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약 3천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될수록 헬스케어 사업은 각광받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전자 산하에 신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가 올해 다시 그룹 조직인 미래전략실을 부활시키고 신사업추진단장이었던 김순택 부회장을 미래전략실 책임자로 앉히면서 신수종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번 메디슨 인수 작업도 사실상 김순택 부회장과 이재용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막후에서 지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중심축으로 해 삼성전자와 삼성의료원, 삼성테크윈, 삼성SDS,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이 역할을 분담해 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삼성은 특히 메디슨을 인수하게 되면 전 세계 110개국에 구축돼 있는 메디슨의 글로벌 영업망을 이용, 초음파 진단기뿐 아니라 엑스레이와 자기공명영상(MRI) 등 디지털 영상의료기기 산업 전반에 걸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의료원 등 유관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