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차량찾기.고장진단 등 '만능'
車업계 '이제 마케팅도 앱으로.."

자동차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하고 자동차에 접목되는 IT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물론,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와 수입차 업체들까지 차량용 앱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최근 출시되는 차량용 앱은 내비게이션은 기본이고 차량 블랙박스 시스템, 헤드업디스플레이에서 경제 운전, 고장 진단 등 차량 관리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의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 '만능 해결사' 차량용 앱 = 회사원 K씨는 얼마 전 접촉 사고로 상대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인 뒤부터는 차량용 블랙박스 앱을 구입해 출퇴근길에 빠짐없이 작동시킨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주행상황을 위치정보시스템(GPS) 정보와 함께 저장하고, 카메라로 전방 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물론 충돌 시 충격을 감지하는 순간 응급 전화와 문자 전송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유료 앱이 많고 거치대와 충전 케이블도 필요하지만 다운로드받는 사람들은 급속히 늘고 있다.

BMW 등 일부 고급 수입차에서만 볼 수 있던 헤드업디스플레이의 역할을 하는 앱도 확산되고 있다.

'Hudy'라는 이름의 이 앱은 스마트폰의 속도 정보를 차량의 전면 유리에 반사시켜 운전자가 계기판을 내려다보는 일 없이 편리하게 차량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차세대 위치검색 기술인 복합측위시스템(HPS)를 활용, 쇼핑매장 등의 실내 대형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을 바로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로선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만이 시범 운용하고 있지만 향후 빠른 시일 내에 다른 대형 매장으로 서비스가 확산될 전망이다.

KT가 개발한 차량진단제어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PC를 이용해 엔진이나 미션 등의 고장 정보 제공, 도어 및 트렁크 개폐 등 차량 제어, 경제운전과 환경개선 효과 모니터링, 전자책 형태의 차량 매뉴얼 제공 등이 가능하다.

차량 운전대 밑의 슬롯에 모칩을 장착하고 앱이 설치된 K패드를 차량에 탑재하면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하는 방식이다.

연비를 높이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친환경 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도요타가 개발한 아이폰용 앱은 물이 가득 찬 가상의 잔이 화면에 나타나 차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며 절약 운전을 유도한다.

또 '카본 트랜터 애플'은 이동수단과 거리별 탄소배출량을 계산, 환경오염 예방에 도움을 준다.

대중교통 운행정보 서비스와 GPS를 통해 운전자의 위치를 알아내는 대리운전 서비스, 인근 주유소 가격 비교, 차계부 등의 앱은 이미 일반화됐다.

◇ 車업계 마케팅은 이제 '앱'으로 = 스마트폰용 앱은 자동차 업체들의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7월 신형 세단 K5를 진단 및 제어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폰 전용 앱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태블릿 PC 갤럭시 탭으로 포르테를 진단.제어하는 앱을 출시했다.

현대차는 투싼ix의 차량 정보와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데이트 코스 등을 안내받을 수 있는 아이폰용 무료 앱을 내놓았다.

GM대우는 자사 차량과 각종 서비스 정보, 자동차 관련 일반적인 정보검색이 가능한 아이폰용 앱을 개발하고 최근에는 앱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까지 열었다.

르노삼성이 지난 5월 내놓은 차량 관리 앱 '드라이빙 케어'는 3만8천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수입차 업체들의 앱 출시는 더욱 적극적이다.

폴크스바겐은 레이싱 게임인 '시로코R 24시 챌린지'와 '폴로 챌린지 3D'를 내놓았는데 다이내믹한 게임을 즐기면서 동시에 자사 모델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했다.

폴크스바겐은 제네바 모터쇼의 사진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제네바 살롱 2010(Geneva Salon 2010)', 게임으로 경제적인 연비 운전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 'Think Blue 챌린지'를 출시하는 등 가장 활발한 앱 개발에 나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이폰의 엑셀레로미터 기술을 활용한 슈퍼 스포츠카 게임 앱 'SLS AMG'를 선보였고, BMW는 작년 말 'X5 M'과 'X6 M'을 출시하면서 아이폰을 활용해 차량 성능을 쉽게 측정해 볼 수 있는 'BMW 엠 파워 미터 앱'을 내놨다.

한국토요타는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브랜드 사이트(m.toyota.co.kr)를 오픈했고, 인피니티는 고객 매거진 '아데야카'의 아이패드 버전을 선보였다.

이밖에 푸조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는 한글과 국내 전시장이 지원되는 아이폰 앱을,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재규어 창립 75주년을 기념해 재규어 역사와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이패드 전용 앱을 각각 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