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초에게는 흉부X선촬영 대신 컴퓨터단층촬영(CT)이 폐암에 의한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소장 해럴드 바머스(Harold Varmus) 박사는 담배를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는 사람은 흉부X선검사 대신 저용량 나선형 CT(low-dose spiral CT) 검사를 받는 것이 폐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20% 정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힌 것으로 AP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바머스 박사는 현재 담배를 하루 한 갑씩 30년 또는 하루 2갑씩 15년 이상 피우고 있거나 그렇게 피우다 끊은 사람 5만3천500명(55-74세)을 대상으로 2002년부터 매년 X선 또는 저용량 나선형 CT검사를 3년 동안 받게 한 뒤 지금까지 관찰한 결과 CT그룹은 폐암에 의한 사망률이 X선검사 그룹에 비해 20.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국 33개 의료기관에서 실시된 이 전국폐암검사실험(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참가자 중 2010년 10월20일 현재까지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CT검사 그룹이 354명, X검사 그룹이 442명으로 나타났다.

또 CT검사 그룹은 X선검사 그룹에 비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도 7% 낮았다.

저용량 나선형 CT검사는 정규CT검사에 비해 방사선 노출량이 훨씬 적어 유방암 진단을 위해 시행되는 유방X선 촬영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검사법은 스캐너가 회전하면서 여러 각도에서 폐를 관찰하는 것으로 X선검사로 잡을 수 있는 종양의 절반 크기도 포착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선형 CT는 과거에 발생했던 폐의 염증으로 생긴 반흔(상처)조직이나 기타 양성 종양을 암으로 잘못 짚는 이른바 허위양성(false positive) 비율이 25%나 된다.

이것도 이 검사에서 잡히는 아주 작은 폐의 결절을 모두 무시했을 경우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방사선 노출이다.

이 CT검사는 정규CT보다 방사선 노출이 아주 적지만 X선촬영보다는 몇 배나 많다.

이밖에 흡연자들에게 주기적인 CT검사를 실시하는 경우 담배를 얼마만큼 피우는 사람이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느냐를 결정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문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담배를 끊는 것이라고 바머스 박사는 거듭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