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에 도움..생산 능률 저하 우려도

스마트폰 이용자가 500만 시대로 들어선 가운데 직장마다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치켜들고 오늘 일정을 확인한 모 제조업체 과장 A(43)씨는 오전 8시 20분 사무실에 출근, 데스크톱을 켜기가 무섭게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팔로우에게 아침 인사를 전한다.

그러는 사이 동료 직원 B(39)씨가 인사를 나누기가 바쁘게 "선배, 어제 `마켓(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무전기 기능 찾았어요.

다운로드해 두세요"라고 권한다.

공장에 상품 점검을 나간 후배가 영상과 사진을 찍어 보낸 뒤 회사로 돌아가는 중이라는 보고를 받고 칭찬해 주었다.

점심때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명함을 주고받았고 받은 명함을 스마트폰으로 스캔(Scan)해 저장해 두었다.

화장실 갈 때나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들고 나가 증권 시세도 보고, 실시간 뉴스도 확인한다.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의 단면이다.

일부 기업들은 스마트폰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다 기업 경쟁력 강화와 사기진작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하거나 구입비용을 보조해 주고 있다.

광주 광산구 모 전기업체 이모(34) 대리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으면 아이디어 창출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면서 "스마트폰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스마트폰이 오히려 작업 집중도를 떨어뜨려 생산 능률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걱정이다.

사내 컴퓨터로 게임이나 주식 거래를 막아둔 일부 직장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몰래 `여가생활(?)'을 하는 얌체족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기존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대화에서 소외되면서 직장 내 보이지 않는 위화감까지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 소재 모 대기업 김모(45) 과장은 "복도에서 만나는 동료 직원들의 인사도 스마트폰 보느라 손짓만 하는 식의 건성이 돼버렸고 회식 때면 대화를 하다가도 식탁 아래로 시선이 가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제나 메시지 교환, 임직원 조회, 품질 관리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보급했는데 일부 생산 라인에서는 스마트폰을 켜 놓고 작업을 하는 광경이 목격되는 등 오히려 작업을 방해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