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편입종목·장기성과 꼼꼼히 따져야"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자문형랩 상품이 인기를 누리자 자산운용사들도 대항마로 '압축 포트폴리오 펀드'(이하 압축펀드)라는 신(新)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압축 펀드는 이름 그대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해 운용하는 펀드로, 일반주식형 펀드가 50~100개의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것과는 달리 30개 내외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해 투자한다.

문제는 이처럼 편입하는 종목 수가 적다 보니 어떤 종목을 편입했느냐에 따라 펀드마다 수익률 격차가 심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압축 펀드의 경우 잘못된 종목 선택으로 지수 수익률조차 좇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편입 종목과 함께 과거 장기 성과를 반드시 확인하고 나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이 넘는 압축 펀드 15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지난 7일 현재 26.7%로 집계돼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18.0%를 크게 앞섰다.

일반주식형 펀드가 시가총액 상위 펀드를 중심으로 인덱스펀드(지수연동형 펀드)와 유사하게 운용되고 것과는 달리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 소수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압축 펀드의 투자전략이 성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개별 펀드 수익률을 따져보면 수익률 차이는 크게 나타난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의 'FT포커스증권모투자신탁(주식)' 펀드는 1년 수익률이 49.4%, 6개월 수익률도 27.3%에 달한다.

이어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모투자신탁(주식)'과 NH-CA자산운용의 'NH-CA대한민국베스트30증권투자신탁[주식](모)' 펀드의 1년 수익률도 각각 33.9%, 29.7%로 집계됐다.

하지만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 Big&Style증권투자신탁 1(주식)'이나 한화투신운용의 '한화골드KOSPI50Select증권투자신탁 1(주식)' 펀드의 1년 수익률은 각각 11.8%, 16.5%에 그쳤다.

6개월 수익률 역시 각각 2.3%, 6.8%에 불과했다.

압축 펀드의 경우 특정 종목에 대한 편입비중이 높다 보니 어떤 종목을 편입했느냐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또한, 같은 종목이라도 비중을 얼마만큼 담았느냐와 주식을 사고파는 시점을 얼마나 적절하게 잡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갈렸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압축 펀드는 그 어떤 유형의 펀드에서보다도 매니저의 종목선택 능력이 중요한 요소인 만큼 편입 종목과 함께 과거 장기 성과를 확인해 매니저의 종목선택 능력이 높은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 문수현 펀드애널리스트는 "압축 펀드는 몇 개의 종목에 집중되다 보니 몇몇 종목의 주가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 성과가 출렁거릴 수 있다"며 "특히 펀드 매니저가 주가 하락시기에 적절히 대응하며 운용해 왔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니저가 매번 종목 선택에 성공할 수 없고, 항상 매매타이밍을 정확히 짚어낼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따라서 전체 포트폴리오 내에서 과도하게 투자비중을 높이기보다는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위성펀드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압축 펀드는 초과성과를 달성할 가능성도 크지만, 반대로 손실 가능성도 클 수 있는 만큼 정통 주식형펀드와 인덱스펀드를 핵심펀드로 삼고 압축 펀드는 보조 펀드로 삼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