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인도 등에 비해 주목도가 낮았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펀드가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두 나라 증시가 아시아권에서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며 해당 지역에 투자한 펀드들의 수익률 상승폭이 커진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경제가 내수비중이 높아 글로벌 이슈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데다 소비 수준도 향상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며 펀드 투자를 고려해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올 수익률 상위권 점령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들이 올 들어 평균 2.35%의 손실을 보고 있는 와중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투자한 펀드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23.77%에 달해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다. 말레이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도 8.04% 올라 다른 지역 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NH-CA인도네시아포커스C'가 연초 이후 24.75%의 고수익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해외주식형 펀드 전체에서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신흥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아세안셀렉트Q1'(31.15%)과 '하이아시아컨슈머C1'(24.77%)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한국투자인니말레이1A'가 22.09%의 성적으로 뒤를 이었으며 '유리이머징뷰티말레이인도네시아C/A'(20.36%),'유리오일머니말레이시아플러스A'(11.82%) 등도 10%를 웃도는 고수익을 올리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많은 인구에 구매력도 높아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펀드가 수익률 고공행진을 거듭할 수 있었던 원인은 이 지역 증시가 지난해부터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지난해에만 86% 급등했고 올 들어서도 연초에 2502.56에서 19일 3105.35로 24.08% 올랐다. 광산 농장 등 1차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내수 의존도가 높아 미국 금융부실이나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위기에 크게 타격을 입지 않은 덕분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는데 수출 의존도는 낮은 내수 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2억4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수준의 인구가 점차 구매력을 갖춰가고 있어 앞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증시도 지난해 말 1272.17에서 19일 1392.56으로 9.46% 상승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수익을 낼 만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증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고 있고 다른 동남아시아에 비해 정치적 상황도 비교적 안정돼 있어 투자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