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BP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건에도 불구하고 올 2분기에 에너지주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에 따르면 칼 아이칸,에릭 민디히,디나카 싱 등 세계적인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올 2분기 에너지주 보유량을 늘렸다.

올 들어 지속적으로 에너지주를 사들였던 '기업사냥꾼' 아이칸은 지난 4월 멕시코만 사태 이후 에너지주에 약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를 추가로 투입했다. 아이칸은 시추사인 애너다코페트롤리엄과 엔스코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민디히도 이 기간 BP의 주식과 콜옵션을 비롯해 다이아몬드오프쇼어,포레스트오일,마라톤오일,선코어에너지 등의 지분을 늘렸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유전개발업체 베이커휴즈,핼리버턴 등에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P의 원유 유출 사태에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겹치면서 에너지 관련 주의 인기는 땅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세계 유명 펀드매니저들은 1년 전 자금난에 빠진 금융회사들을 주시했듯이 이번엔 에너지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특히 주가가 반토막 났던 BP는 3분기에 들어서면서 주가가 28% 오르는 등 에너지주의 수익률이 개선되는 조짐이다.

한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벅셔해서웨이는 2분기에 제약주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이 기간 세계적인 의약 · 생활용품 업체인 존슨앤드존슨 주식을 1749만주 사들였다. 또 의료설비 업체인 벡턴디킨슨과 프랑스계 제약회사 사노피아벤티스의 지분도 각각 8.4%,4.1% 늘렸다. P&G와 크래프트푸즈의 지분은 각각 1.3%,1.4%씩 처분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