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단행한 `8.8 개각'으로 새 진용을 구축한 당.정.청 `3각 체제'의 향배가 주목된다.

정부의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 청와대의 임태희 대통령실장, 한나라당의 안상수 대표 등 3명의 트리오가 향후 여권의 중심축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이들은 지난 10여년간 한나라당이라는 둥지에서 함께 동고동락해왔다.

이 내정자와 안 대표는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선, 4선 의원에 오른 정치 동료이자 각각 45년생, 46년생으로 오랜 벗과 같은 막역한 사이다.

임 실장은 16∼18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된 3선 의원이다.

특히 이들 트리오는 지난 2007년 대선과정에서 이미 한차례 호흡을 맞추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일등공신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친이(친이명박) 주류의 핵심이다.

이 내정자는 대선 당시 사실상 선거를 총괄 지휘했고, 안 대표는 원내사령탑을 맡아 야당의 거센 공세를 방어하는데 주력했으며, 임 실장은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으로서 `그림자' 역할을 해왔다.

정권 창출에 앞장섰던 이들이 2년8개월만에 이명박 정권의 성공을 위해 `당.정.청 3각편대'로 당시 뭉친 셈이다.

그동안 고질병처럼 지적돼온 당정간, 당청간 불통이 계속될 경우 집권 후반기 실효성 있는 친(親)서민.중도실용 정책의 마련과 집행, 주요 국정과제 추진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인적 배치로 읽힌다.

안 대표는 국회의원들을 대표해 민심과 당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임 실장이 대통령이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좌하며, 그 중간에 이 내정자가 가교역을 하는 역할 분담이 예상된다.

특히 이 내정자는 당.정.청을 숨 가쁘게 넘나들며 `최고위급 메신저'로 활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동시에 정부 내 `군기반장'을 맡아 당.정간 공조의 틀을 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와 함께 이 내정자의 경우 단순히 당.정.청의 유기적 협조에 역할범위를 국한하기 보다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야당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정치 행보도 활발히 펼 것으로 보인다.

주류측 핵심 관계자는 "이재오 의원에게 특임장관을 맡긴 것은 개헌 성사를 위해 여야간 조율사 역할을 하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내다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