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연극 볼까…발레·무용 즐길까…푸짐한 '공연 뷔페'
연극 · 발레 · 현대무용 · 오페라 · 음악회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공연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국립극장은 오는 9~10월 서울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의 4개 공연장(해오름 · 달오름 · 별오름 ·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제4회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을 연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주제로 한 올해 행사에는 9개국 34개 작품이 참가한다.

이 축제의 특징은 국내외 우수작을 한 장소에서 두루 볼 수 있다는 것.국립극장의 이번 행사 예산은 7억원에 불과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통상부가 지원하고 미국 · 독일 · 헝가리 · 이집트 · 일본 대사관과 문화원이 후원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국립 예술단체들이 대거 내한한다.

공식 초청작도 국립극장이 숙박비와 극장 대관료,체재비만 지원하고 공연 개런티와 항공료,무대세트 운송비 등은 각국이 부담한다. 이 덕분에 상호 문화교류 원칙이 아니라면 좀처럼 볼 수 없는 작품들이 많이 온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의 유명 연출가이자 배우인 로버트 윌슨이 연극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로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새뮤얼 베케트가 쓴 이 작품은 한 배우가 젊은 시절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와 대화하는 1인극이다. '노(能)''가부키' 등과 함께 일본의 전통 공연예술로 꼽히는 코미디극 '교겐' 3개 작품도 눈길을 끈다. 원래 '노'의 막간에 펼쳐지던 소품인 '교겐'은 배우들이 평상복을 입고 가면을 쓰지 않은 채 인간의 삶을 따뜻하게 보여주는 장르.인간문화재 가문인 노무라 만사이 · 만사쿠 부자(父子)가 연기한다.

이집트 카이로심포니오케스트라의 '그랜드 이집트 앤 아이다',한국과 수교 30주년을 맞은 나이지리아의 아부자 문화공연단의 무용 '자이언트 인 더 선',슬로바키아 마틴챔버극장의 연극 '탱고',태국의 복합공연 '사눅사눅 템플페어' 등도 무대에 오른다. 헝가리 박신하즈 국립극장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오델로'와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 발레단의 '한여름밤의 꿈'등 셰익스피어 작품도 포함됐다.

해외 작품뿐만 아니라 '춘향2010'(국립창극단),'코리아환타지 Soul,해바라기'(국립무용단),'어부사시사'(국립국악관현악단),'왕자호동'(국립발레단),'아랑'(국립오페라단),'벚꽃 동산'(순천시립극단) 등 국내의 대표적인 예술 단체들이 공연한다.

입장료는 5000~5만원선,VIP좌석도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더 싸게 보는 방법도 있다. 가입비 2만원을 내고 '페스티벌 인(人)'으로 등록하면 모든 표를 4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인기 작품 3~4개를 묶은 '베스트 초이스' '베스트 드라마' 등의 패키지 티켓은 4만5000~12만원이다. 1588-7890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