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티모시 저지 교수는 2003년 키가 크면 소득도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과 영국에서 추적했더니 키가 1인치(2.54㎝) 크면 연간 789달러를 더 벌더라는 것이다. 2005년 미국의 크리스티 엥게만과 마이클 오양 또한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다.

16세 때 키가 1인치 크면 훗날 수입이 2.6% 늘더라며 청소년 시절 키가 일상적인 자신감에 영향을 줘 그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들은 또 외모가 뛰어나면 평범한 사람보다 임금을 5% 더 받는 반면 못생긴 사람은 보통인 사람보다 9% 적게 받는 걸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외모가 경쟁력이란 건데 이번엔 뉴스위크가 인사담당자들의 대답을 바탕으로 취업 희망자들은 외모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실무자 57%가 능력이 있어도 외모가 빠지면 직장을 얻을 때 고생할 수 있고,68%는 취업 후 업무 평가와도 관련 있다고 답했다는 게 근거다.

우리의 경우 사정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 보인다. '취업과 외모의 상관관계'를 물었더니 구직자 91.4%가 '외모가 취업에 영향을 준다'고 답하고,19.9%는 '외모 탓에 취업이 안됐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는 마당이다.

한국고용평가원이 인사 담당자에게 알아봤더니 채용의 첫째 기준은 적극성 · 성실성 등 인성(5점 만점에 4.3점),다음은 문제해결 · 의사소통 · 대인관계 등 직무역량(4.0점)이지만 외모(3.68점)를 외국어 점수(2.59점)보다 중시한다는 자료도 있다.

그러나 '본능의 경제학' 저자 비키 쿤겔은 이런 인식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다. 외모와 출세는 비례하지 않고 오히려 거꾸로인 수가 많다는 주장이다. 평균 혹은 평균에 약간 미달하는 쪽이 타인의 경계심을 낮춰 성공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성형수술의 경제적 수익은 미미하다는 발표도 나왔다.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수형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2만여명을 대상으로 외모와 수입의 비례 정도를 살핀 결과 성형수술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남녀 모두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쿤겔은 사람들 대부분(82%)이 아름다운 사람보다 평범하거나 덜 매력적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답했다며 아름다움은 자신의 권력이기 전에 타인의 공포인 만큼 자기 약점의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난 외모만 스펙이 아니라는 말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