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남아공 월드컵이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어느 대회와 마찬가지로 심판의 오심이 옥에 티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29일 인터넷판에서 심판만 제대로 못 본 모두가 확인한 최악의 오심 5종세트를 소개했다.

▲1996년 오심의 역전

두 골을 먼저 빼앗긴 잉글랜드는 전반 36분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만회골을 잡은 데 이어 1분 뒤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오심에 땅을 치고 말았다.

프랭크 램파드(첼시)가 날린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독일 골문을 넘어간 뒤 튀어나왔지만 호르헤 라리온다(우루과이) 주심이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순간 관중석에서는 신랄한 야유가 쏟아졌고 TV 리플레이 화면에는 크로스바를 맞은 공이 분명히 골문 안쪽으로 떨어졌지만 오심은 끝내 번복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4대1로 대패했다.

이번 판정은 1966년 영국 월드컵 결승 때와 정반대였다.

당시 영국은 1966년 대회 때 독일과 결승에서 제프 허스트의 결정적인 슈팅이 논란 속에 골로 인정받는 행운을 누렸다.

이로써 독일은 과거의 불운을 영국에 되갚았다.

▲ 유령의 반칙

18일 미국과 C조 조별리그 슬로베니아 경기에서 미국의 모리스 에두(레인저스)가 후반 41분에 넣은 골이 성공시킨 골이 파울로 선언됐다.

말리 출신의 코먼 쿨리벌리 주심은 파울 휘슬은 불었지만 누가 밀었는지, 어떤 반칙을 범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양팀은 결국 2대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팔이 한 손보다 나아

21일 치르진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와 G조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프랑스 출신 주심 스테판 라노이는 후반 6분 브라질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가 공을 넣을 때 5초 사이에 무려 두 차례나 팔로 공을 건드렸지만 알아채지 못했다.

파비아누는 경기가 종료된 후 문제의 골 장면에서 핸들링을 범한 것은 인정했으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는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하고 자신이 기록한 골 가운데 가장 멋진 것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오프사이드 못 봐

28일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카를로스 테베스가 선제골과 쐐기골을 넣었고 곤살로 이과인도 한 골을 보태 3-1로 승리했다.

아르헨티나는 대승을 거뒀으나 오심 시비로 뒷맛이 개운한 것만은 아니었다.

전반 26분 중앙을 돌파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문전으로 패스를 찔러줬으나 멕시코 골키퍼 오스카르 페레스가 한 걸음 앞서 차냈다.

튀어나온 공을 잡은 메스는 다시 골문쪽으로 로빙패스를 띄웠고 기다리던 테베스가 머리로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문제는 이 순간 테베스가 완벽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깃발이 올라가지 않은 것이다.

멕시코 선수들은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로베르토 로세티(이탈리아) 주심은 부심과 상의를 거친 뒤 아르헨티나의 골로 인정했다.

▲엉뚱한 선수에 경고

프랑스 출신 주심 스테판 라노이는 후반 6분 브라질의 파비아누가 공을 넣을 때 무려 두 차례나 팔로 공을 건드린 것을 잡지 못한 것은 물론 경기 종료 1분 전 엉뚱한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주는 실수를 했다.

코트디부아르의 카데르 케이타(갈라타사라이)가 브라질 카카(레알 마드리드)에게 달려가 몸을 부딪치고 나서 경기장에 나뒹굴었는데 카카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앞서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카카는 결국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서울=연합뉴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