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의 승패가 결정되면서 숙명의 대결을 펼쳤던 맞수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경기지사 자리를 놓고 과거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수로 만난 한나라 김문수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간 싸움은 김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서울대 선후배인 두 사람은 모두 서울노동운동연합 출신으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같이 했다.

1986년 5.3 인천사태로 김 후보와 유 후보의 동생이 함께 연행된 직후 유 후보와 김 후보 가족이 함께 석방 노력에 나서면서 끈끈한 친분을 쌓았다.

인천에서만 벌써 3번째 맞붙은 `숙적'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간 혈투에선 접전 끝에 송 후보가 안 후보에게 패배를 안겼다.

첫 대결인 지난 1999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안 후보가 승리했으나 이듬해 16대 총선에서 송 후보가 안 후보를 4천 표 차로 설욕한 바 있다.

고교 선후배가 격돌한 강원지사 선거에선 후배인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선배인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두 사람은 원주고교 동문으로, 2004년 17대 국회에 함께 입성했고 2008년엔 각당의 강원도당 위원장을 나란히 맡기도 했다.

전.현 정권의 행정장관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이명박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전고 동기동창으로 45년 지기인 한나라당 박해춘, 자유선진당 박상돈 충남지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로 만나 쫓고 쫓기는 레이스를 폈으나 민주당 안희정 후보에게 패해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박상돈 후보는 경제계 출신인 박해춘 후보가 정치에 입문해 성공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지난 1월에는 친구를 선진당 충남지사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