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 이란 스파이 佛서 풀려나
이란억류 佛여성 귀국 이틀 만에

전 이란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복역 중이던 이란 정보원이 18일 오후(현지시간) 풀려나 본국으로 송환됐다.

이날 푸아시 교도소에서 석방된 이란의 스파이 알리 바킬리 라드는 1991년 당시 프랑스에 망명 중이던 샤푸르 바크티아르 전 이란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었다.

석방된 라드는 곧바로 경찰 차량의 호송을 받으며 파리 교외 오를리 공항으로 이동해 이 곳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이란으로 떠났다.

라드의 송환은 브리스 오르트푀 내무장관이 전날 라드의 가석방 명령서에 서명함에 따라 이뤄졌다.

프랑스 정부의 이런 결정은, 이란 대통령 선거 이후 반(反) 정부 시위에 개입한 혐의로 억류돼 있던 프랑스 여성 클로틸드 레이스(24) 가 10개월 보름여 만에 풀려나 프랑스로 돌아온 지 이틀 만에 취해진 것이다.

이에 앞서 프랑스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국의 기술을 구매해 이를 이란 군부에 넘기려 한 혐의로 체포해 억류해온 이란의 엔지니어 마지드 카카반드를 지난 5일 석방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이란이 물밑 거래를 통해 자국인 수감자의 교환 석방에 합의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같은 '빅딜'설은 카카반드가 프랑스에서 풀려난 지 10여 일 만에 레이스가 전격 석방된 뒤부터 흘러나왔다.

하지만 두 나라 정부는 이런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라드의 송환은 몇 달 전부터 예정돼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작년 9월 프랑스에 수감돼 있는 자국민 문제와 연계해 레이스 석방 건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날 본국으로 송환된 라드는 1991년 8월 바크티아르 전 총리를 파리 외곽에서 살해한 혐의로 스위스에서 붙잡힌 뒤 1994년 프랑스 법정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라드의 변호인은 그가 프랑스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점을 들어 본국 송환을 요구해왔다.

한편, 프랑스 외교부는 레이스가 정보 당국을 위해 해외 정보 수집 활동을 해왔다는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이란 당국은 테헤란에 있는 이스파한 대학의 불어 강사인 레이스가 그해 6월 대통령 선거 후 테헤란에 있는 친구에게 반정부 시위 사진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는 등 시위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