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재선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7일 18대 국회 3기를 이끌 제1야당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지난해 후발주자로서 20표를 얻어내 `지고도 이긴 선거'라는 평을 받았던 그는 뒷심으로 재도전한 끝에 선수(選數)의 한계를 깨고 원내 지휘봉을 거머쥐었다.

그의 당선은 지난 2년간 강경일변도의 투쟁으로 거대 여당에 맞섰지만 정작 제대로 얻은 것은 없었지 않느냐는 당내 자성론과 무관치 않다.

풍부한 국정경험과 경륜에서 오는 정치적 무게감으로 대여관계에서 노련한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에서 보여준 활약상 등 의정활동에서 보여준 내공도 주가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당권파와 대립했던 비주류가 세 결집을 시도하면서 정책위의장인 그에 대한 견제론이 만만치 않았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을 무기로 막판 계파간 대리전 구도를 인물론으로 희석시키며 저력을 과시했다.

일면 주류주자로 인식됐던 그의 선출로 당권파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 무계파를 자처해온 만큼 당내 역학관계의 향배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는 `존재감 있는 야당'을 내세우면서도 투쟁과 협상을 병행하는 유연적 전술로 대여전략의 수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회가 최고의 투쟁장소"라는 지론을 펴온 원내투쟁론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적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개헌과 천안함 사건 후속 대응, 세종시와 4대강, 검찰개혁 등 무거운 현안들을 순탄하게 헤쳐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것도 그로선 넘어야 할 산이다.

호남당 이미지를 고착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지방선거 공천 등을 둘러싸고 고조된 계파간 갈등을 추슬러 통합과 화합을 이뤄내면서 차기 대권경쟁의 전초전이 될 전당대회에서 세력간 균형추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