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장교, `북한 증언회'서 주장

북한에서 식량을 최우선 보장받는 특수전 부대조차 식량 부족으로 하루 한끼는 죽을 먹고 있으며 군대가 조직적으로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민간인을 약탈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북한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라는 임천영씨는 27일 북한자유주간 일환으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정일 정권의 폭압정치 고발, 탈북 엘리트의 증언' 행사에서 "일반 부대와 달리 식량 공급 기준량이 많은 특수부대도 식량 공급이 부족해 하루 한끼 정도는 죽을 먹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씨는 "북한에서 군인들은 도적, 강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며 "이는 당국의 물자 공급이 70% 정도밖에 안 돼 부대들이 생계형으로 바뀌어 민간을 상대로 도적질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휘관도 힘들게 사는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알지만 병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도적질을 하라고 명령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며 "이처럼 군대 내 인권 유린이 또 다른 인권 유린을 낳는 데 문제의 심각성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씨는 "대부분의 병사들이 10년에서 13년까지 휴가를 한 번도 가지 못하고 장기간 병영생활을 하다보니 욕구를 주체하지 못해 병영을 이탈한 뒤 민간에 접근해 폭행과 강간, 살인이라는 극단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인민보안부 간부 등 북한에서 `가해자'의 입장에 서 있던 다른 탈북자의 증언도 이어졌다.

남한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 중좌를 지냈다는 강명일씨는 "표면적으로 인민보안부는 인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주요 임무라지만 실제로는 반국가 행위 감시 등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주민 감시에 치중해왔다"고 말했다.

강씨는 "북한은 정치범이나 경제범 등 다양한 범죄자를 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수형이나 총살형을 실시하고 있다"며 "형법에 해당하지 않는 `당의 유일사상체계' 원칙을 어기거나 포고문을 어겼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된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