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이 넘은 나에게 "꿈이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10년 후의 꿈,20년 후의 꿈,나아가서는 30년 후의 꿈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한다.

에디슨의 꿈은 '세상을 밝게' 만들었고 그레이엄 벨의 꿈은 '세상을 통하게' 했다. 세종대왕의 경우 그의 꿈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를 쓰는 민족을 만들었으며 이순신 장군의 꿈은 우리나라를 일본으로부터 지켜냈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이 모여 역사를 만들고 세계를 발전시켜 왔으며 현재의 우리가 있다.

초등학교 시절,담임 선생님이 한 말씀이 기억난다. "여러분의 꿈은 무궁무진하고 그 꿈으로 인해 한국이 발전하고 세계가 발전할 수 있어요. 꿈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하다 보면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위인전의 인물처럼 여러분도 후대에 기억될 수 있어요. "

이 말이 어린 나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어떠한 꿈을 갖더라도 역사에 남을 그런 업적을 이루는 사람이 되고자 결심했다. 최소 '사는 동안에는 계속 꿈을 갖고 정진하리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

28년 전,심장 전문병원을 개원해 보겠다고 안팎으로 노력하던 때가 기억난다. 심장 전문병원을 세워 심장병 치료와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던 나의 꿈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대학병원에서도 어려워하는 심장수술을 개인병원이 어떻게 할 수 있느냐.포기하라"며 만류했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우여곡절 속에 개원한 병원은 한국 최초로 인공심장을 개발,송아지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민간 병원 최초의 심장이식수술,외국인 심장병 환자 850명 무료 수술 등을 통해 대한민국 심장 역사의 한 부분이 됐다. 만약 당시 사람들의 만류로 그 꿈을 접었다면 아마도 대한민국에는 심장혈관 전문병원이 단 한곳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꿈이 대한민국 심장사에 기여했고 그 역사가 됐던 것이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나는 다른 꿈을 꾸고 있다. 10년 후,세종병원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심뇌혈관센터로 자리매김하는 것,20년 후에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심뇌혈관센터로 자리잡는 것,그리고 30년 후에는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극히 적어지는 것이다.

아시아 및 세계에 한국의 중소병원이 우뚝 서 한국의 의료 수준을 알리고 그 이름을 드높이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이뤄 놓은 일들을 되돌아보며 인생을 즐기는 것이 오히려 나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노력과 꿈이 대한민국과 세계 의료계에 어떤 역사를 쓰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의 말처럼 "꿈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루려고 노력한다면 의료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래서 나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꿈을 꾸고 정진한다.

박영관 세종병원 회장 sjhosp@sejong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