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후배 차관.선배 간부 동거여부 관심

통일부가 차관 인사에 이은 후속 간부 인사를 앞두고 술렁거리고 있다.

홍양호(행시 21회) 현 차관의 후임자로 고시 4년 후배인 엄종식 남북회담본부장(25회)이 발탁된 것이 발단이다.

부내에는 홍재형 통일교육원장(22회)과 김영탁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23회)가 엄 차관 내정자의 선배이고, 김호년 기조실장은 고시 동기다.

차관보다 행시 기수가 높은 간부가 존재하는 상황은 통일부 사상 처음이라는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남북회담본부장에 대한 인사 수요가 생긴 것을 계기로 이뤄질 후속 인사에 시선이 쏠린다.

특히 물갈이 성격이 될 지, 조직 안정형 인사가 될 지가 관건이다.

일단 내부 분위기는 `조직 안정'을 바라는 쪽에 다소 무게가 실린다.

이전 정부 시절 요직을 거쳤던 조명균 전 청와대 비서관, 고경빈 전 정책홍보본부장, 조용남 전 기조실장(이상 행시 23회) 등이 정권 교체후 1년여 사이에 줄줄이 물러난 마당에 또 다시 대규모 물갈이를 할 경우 "일할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 상황이다.

한 통일부 직원은 22일 "최근 1~2년 사이에 고위직 간부들이 많이 나갔는데 또 한번 큰 규모의 물갈이가 이뤄지면 조직의 안정성이 크게 손상될 것"이라며 "특히 다른 외교.안보부처와의 각종 협의 과정에서 대부분 공직 선배들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양호 차관은 이날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27년간 몸담았던 통일부를 떠났다.

홍 차관은 이임사에서 "남북관계에서 `무엇이 올바른가'에 대한 방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후배들에게 "통일부 직원은 전문성과 창조성, 친화력과 책임의식, 용기 등 `5대 덕목'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