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 보유량이 국력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세계금위원회는 최근 각국 정부에 통보한 지난해 말 기준 금 보유량 현황에서 한국의 금 보유량은 14.4t으로 조사 대상 113개 가운데 57위로 평가했다. 한국은 지난해 6월 금 보유량이 14.3t이었던데 비하면 0.1t이 늘었지만 세계 순위는 56위에서 57위로 오히려 한 계단 밀렸다.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외환 보유액이 세계 6위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 보유량은 절대적으로 적은 수치라는 분석이다. 금 보유량은 미국이 8천133.5t으로 부동의 1위의 자리를 지켰다. 이는 한국보다 무려 금이 566배나 많은 것이다. 달러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전체 외환 보유액의 70.4%가 금으로 전쟁 등 유사시에 동원 가능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 미국에 이어서는 독일이 3천406.8t으로 가장 많았고 국제통화기금이 3천005.3t, 이탈리아는 2천451.8t, 프랑스와 중국이 각각 2천435.4과 1천54.1t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의 금 보유량은 765.2t으로 세계 8위였으며 러시아 641t로 9위, 인도와 유럽중앙은행도 금을 많이 갖고 있었다. 한국에 비해 경제력이 뒤지는 아시아권 국가들의 금 보유량도 적지 않았다. 대만은 전체 외환 보유액의 4.1%인 423.6t을 금을 보유해 세계 13위였으며 필리핀22위, 싱가포르 25위, 태국 33위도 한국보다 금 보유량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 비슷한 규모의 금을 보유한 국가는 나이지리아와 스리랑카, 키프로스, 세르비아.네덜란드령 안틸레스제도, 체코 등이었다. 특히 조사 대상 국가들이 외환 보유액의 평균 10%를 금으로 보유하고 있으나 한국은 0.2%에 불과해 금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요 국가 중에서 외환 보유액 대비 금 보유 비율이 1% 미만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0.5%인 브라질과 0.3% 멕시코 0.2%인, 캐나다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포르투갈은 외환 보유액의 84.9%가 금에 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금 가격 급등으로 각국 정부가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여기고 있어 한국 또한 적극적인 매입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정부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외환 보유액에 반드시 금 보유비율이 높아야만 좋은 게 아니다"면서 "그러나 금이 훌륭한 투자 수단이라는 점이 경제 위기를 통해 증명된 바 있어 정부 내에서도 각국 동향을 살피면서 추가 매입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