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의 선율은 계절 변화에 민감하다. 연주 프로그램도 철따라 옷을 바꿔입는다. 특히 신춘 음악회에는 '새 출발'의 의미가 더해진다.

약동하는 봄을 클래식 선율로 만끽할 수 있는 '2010 한경 신춘 음악회'가 27일 오후 2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금난새와 유라시안필의 봄의 향연'을 부제로 한 이번 공연에서 지휘자 금난새씨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아리아,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 등을 들려준다. 테너 이영화,소프라노 서활란,바리톤 공병우 등도 함께한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작곡가 로시니가 24세에 단 13일 만에 완성한 오페라로 생동감 넘치는 작품이다. 미모의 여성 로지나에게 반한 젊은 귀족 알마바바 백작이 이발사 피가로의 도움을 받아 사랑을 얻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과 함께 가장 많이 알려진 '오페라 부파(희극적 요소가 강한 장르)'다. 베토벤은 이 오페라에 대해 "이 기가 막힌 작품은 이탈리아 오페라가 존속하는 한 언제나 연주될 것"이라고 격찬했다.

이번 공연의 서막을 여는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은 소나타 형식의 곡으로 경괘한 리듬과 유려한 현악 선율을 자랑한다. 국내 CF 등에도 자주 쓰였고 로시니의 서곡 중 가장 잘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이어 '보라 하늘에서 미소가''방금 들린 그대의 음성''돈이야말로 모든 발명의 주인''그것은 바로 나,나는 행복한 여자예요' 등을 들려준다.

특히 이발사 피가로가 부르는 '나는 이 거리의 해결사'는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다. '세비야의 모든 이들이 능력있는 나를 찾는다'는 내용으로 경쾌한 선율과 함께 쾌활하게 쏟아내는 창법이 매력적이다.

2부에 연주되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은 풍부한 악기 배치와 관현악으로 승부하는 작품.드보르자크가 영국 초청을 받아 직접 이 곡을 지휘해 '영국 교향곡'이라고도 불린다. 곡의 구성이 자유로운데다 변화와 대조가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제1악장에서는 목관악기와 현악기의 유려한 선율이 돋보인다. 제2악장은 드보르자크만의 특징이 잘 드러난 대목으로 조바꿈 등 계속되는 변화와 함께 아름다운 멜로디를 선사한다. 제3악장은 민족적인 무곡 스타일,제4악장은 트럼펫의 행진곡 풍으로 시작해 힘찬 화음으로 끝을 맺는다.

이번 연주회 지휘를 맡은 금난새씨는 1998년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해설로 청중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꾸준히 마련해 클래식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의 맛깔스런 해설이 함께한다.

테너 이영화씨는 로마 국제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파 성악가. 현재 가톨릭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다. 맑은 음성과 섬세한 표현력이 장기인 소프라노 서활란씨는 로마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과 제네바 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제네바 오페라 대극장,프랑스 구에빌러 뮤직 페스티벌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했다. 바리톤 공병우씨는 서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주로 프랑스 무대에 섰다. 2만~8만원.1588-7890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