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하오의 이면타법에 대한 공포감을 극복했다.마린과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우선 많이 떨어진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하고 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다시 도전하겠다. "

남자탁구의 `간판' 유승민(28.삼성생명)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유승민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4-2로 꺾고 금메달 쾌거를 이룬 후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5월 요코하마 세계선수권대회 직후 왼쪽 무릎 연골이 1㎝ 정도 찢어져 수술 대신 재활을 해왔다.

그는 재활의 시간을 거쳐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8월 추계 회장기에서 우승하며 성공적인 재기를 알렸다.

이어 지난달에는 카타르오픈과 쿠웨이트오픈 단식에서 잇달아 8강에 올랐다.

특히 카타르오픈에선 중국의 에이스 왕하오를 6년 만에 꺾었다.

단식 16강에서 만나 아테네올림픽 결승 때와 같은 스코어인 4-2 승리를 거뒀던 것. 아테네올림픽 이후 왕하오만 만나면 기를 펴지 못하고 11연패에 빠졌던 유승민은 이번 승리로 상대전적을 3승17패로 만들었다.

이면타법의 고수인 왕하오의 날카로운 공세를 막아내 자신감을 얻은 건 유승민에게는 큰 수확이었다.

8강 상대였던 대표팀 후배 이정우(농심삼다수)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졌지만 그는 왕하오를 격파해 가능성을 보였다.

유승민은 쿠웨이트오픈 8강에 오르고도 베이징올림픽 챔피언인 `천적' 마린(중국)에게 0-4로 완패했다.

한 세트도 못 땄지만 매 세트 접전을 펼칠 만큼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오는 5월 러시아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를 준비하는 유승민은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아테네올림픽 직후 한국 남자 선수로는 가장 높은 3위까지 올랐던 유승민은 3월 랭킹이 19위까지 떨어졌다.

좋은 시드를 받으려면 최소한 8강권 안에는 들어야 한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독일오픈에 참가하는 유승민은 "카타르오픈과 쿠웨이트오픈에서 입상하지 못했어도 경기 내용은 좋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특히 왕하오의 이면타법에 대한 공포감을 없앤 건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택수 감독님이 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현대 탁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무릎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으나 기술을 끌어올리고 결정구의 정확성과 파워를 높여 중국에 다시 맞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대표팀 `맏형'인 오상은(33.KT&G)과 주세혁(30.삼성생명)이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베이징올림픽 때 32강에서 탈락해 대회 2연패가 좌절됐던 아쉬움이 남아 있다.

2년 남은 런던 올림픽을 잘 준비해 다시 한 번 금메달 획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