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간담회서 "조국의 국제위상 강화에 기여하겠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가 매년 사회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에게 주는 `UCLA 메달'을 받았다.

진 블럭 UCLA 총장은 이날 오전 교내 컬코프홀 그랜드 살롱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반 총장에게 메달을 수여하면서 "2007년 1월 유엔사무총장에 임명된 후 세계평화 유지와 인권 보호, 기후변화 대처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반 총장은 시상식장을 가득 메운 200여명의 학생들에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유엔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한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역할과 위상을 설명하고 젊은이들에게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유엔이 국제사회를 결집하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동안 ▲기후변화 대처 ▲국제사회 기아 퇴치 ▲여성의 자유와 권리 향상 등 3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가난에서 벗어나 오늘날의 눈부신 발전을 이룬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이 다른 개발도상국에 발전 경험을 전수하고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UCLA 메달'은 1979년부터 매년 각 분야와 사회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에게 수여돼 왔다.

역대 수상자로는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대통령(1991년)과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1998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2000년) 등이 있다.

반 총장은 시상식이 끝난 후 바쁜 일정에도 별도로 한인 동포대표와 짧게 간담회를 열어 동포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반 총장은 김재수 LA총영사를 비롯한 동포대표 12명이 모인 자리에서 "사무총장 역할을 하면서 늘 조국의 발전과 조국의 국제적인 위상 강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세계 평화와 안전, 인권보호 등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런 과정에서 한국이 쌓아온 경험을 어떻게 다른 개도국들에 전수하고 교훈을 삼을 수 있는지를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제도를 수동적으로 따라갔던 한국이 오는 11월 G20정상회담의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를) 적극적으로 주도해가는 위치에 서게 됐다"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자신이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는 평가에 대해, "개개인도 자긍심을 가지고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다"면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몇번이나 칭찬한 것은 그만큼 우리 국격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