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급락과 더불어 최근 현역 선수의 폭행 시비 및 훈련생 사망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일본 스모(한국의 씨름과 유사)가 개혁을 통해 국기(國技)로서의 위상 되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스모 개혁을 위한 첫 시도는 1일 스모협회 이사회 선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관행이 됐던 스모계 내부의 밀실 추대 움직임에 맞서 독자적으로 출마를 강행했던 전직 스모 선수 출신의 다카노하나(37)가 예상을 뒤엎고 이사에 당선된 것이다. 1988년 스모계에 입문해 2003년 은퇴 때까지 요코즈나(천하장사 격)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다카노하나는 청년층을 겨냥한 팬 서비스 확대와 선수 연봉 체계 개선 등 각종 개혁안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8년 만에 투표로 선정된 스모협회 이사는 그동안 전국 5개의 스모 파벌이 사전에 이사 후보들을 조정,무투표로 10명의 이사진을 선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후보들의 나이도 보통 60대였다. 이 점에서 다카노하나의 이사 당선은 보수적인 일본 스모계에 큰 파란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2일 전했다.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스모는 일본을 상징하는 전통 스포츠지만 1990년대 이후 야구와 축구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져가고 있다. 특히 2008년엔 현역 선수들이 대마초를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해당 선수들이 대거 해고됐으며,가혹한 훈련으로 어린 선수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6일엔 몽골 출신의 요코즈나인 아사쇼류가 한 음식점에서 술에 취해 식당 주인을 폭행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