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지 못한 눈 얼어 붙어..지하철은 '지옥철'

4일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5일 전날과 같은 극심한 혼잡은 없었지만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고 차량들은 거북이 운행을 해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수원이 영하 9도까지 내려가는 등 경기도 전역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진데다 새벽 한동안 약한 눈발이 날리면서 제설작업이 이뤄진 도로마저 다시 빙판길을 이뤄 차량은 곳곳에서 거북이 운행을 했다.

5일 오전 8시30분 현재 1번 국도 화성 병점~오산나들목 구간은 차량이 시속 20~30㎞ 대로 서행했으며 경수로 장안구청사거리~창룡문사거리 구간도 시속 20㎞ 미만으로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주요 간선도로와 고속도로를 제외한 대부분 도로는 미처 치워지지 않은 눈이 밤사이 얼어붙으며 빙판길을 이뤄 여전히 차량운행이 어려운 상태다.

아직 제설작업이 끝나지 않은 지방도와 소로 등에는 눈이 절반 이상 그대로 남아있어 차량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시속 10㎞ 안팎의 거북이 운행을 했다.

제설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도로도 많아 무릎 높이까지 쌓인 눈에 빠진 차량이 다시 빠져나오기 위해 공회전을 계속하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또 42번 국도 수원나들목 부근과 수원~의왕 사이 지지대 고개, 수원월드컵 경기장 부근 오르막길 등에는 눈길에 파묻힌 차량이 도로 곳곳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전날 폭설로 운행을 포기하고 도로에 세워둔 차량에 쌓인 눈을 치우며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첫차 운행을 시작한 광역버스와 시내버스도 빙판길이 된 시내 도로에서는 시속 30㎞ 안팎의 서행을 했지만 정상 운행됐다.

자가용 출근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객이 늘고 평소보다 출근을 서두르면서 30분~1시간 일찍 시작된 출근길 버스마다 승객들로 가득차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출근길 수원역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평소보다 두배가량 증가했다.

수원역 관계자는 "수원역 열차(기차)의 경우 창구 앞 줄이 평소 3~4줄인데 반해 오늘은 10줄로 대기인원이 매우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눈이 쌓인 선로 곳곳에서 장애가 발생하는 바람에 동대구에서 올라오는 열차가 20분 이상 지연되는 등 열차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바람에 출근길 불편을 가중시켰다.

수원역 전철 승강장은 출근시간 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혼잡했다.

특히 급행선은 열차가 눈 때문에 곡선구간을 제대로 돌지 못해 2번째 열차가 40분가량 지연되고 뒤따라 오는 열차들도 줄줄이 늦어지고 있어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애를 태웠다.

그러나 이날 오전 8시30분 현재 1번 국도 수원 구간 등 주요 간선도로는 밤늦게까지 계속된 제설작업으로 비교적 원활한 소통을 보였다.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등도 대부분 구간에서 제설작업이 끝나 차량들은 평소의 70% 정도의 속도를 냈다.

경기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 현재 지방도 342호선 성남~광주 남한산성 구간을 제외한 모든 도로와 고속도로 나들목의 교통통제가 해제됐다.

남한산성 구간은 제설작업을 마치는 이날 오전 중으로 차량 통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도는 공무원 2만4천여명, 군인 2천900여명, 경찰 6천여명 등 모두 3만4천여명의 인력과 1천900여대의 제설장비를 동원해 밤늦게까지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주요 간선도로를 제외한 지방도 등의 눈은 아직 치우지 못했다.

전날 내린 눈이 워낙 많은데다 영하의 날씨 속에 얼어붙어 지자체의 밤샘 제설작업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탓이다.

도로에 남은 눈이 밤새 더 떨어진 기온으로 다시 빙판길을 이뤄 이날 제설작업은 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는 염화칼슘 등 제설제가 부족해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 관계자는 "미처 눈을 치우지 못한 상태에서 도로가 얼어붙어 노면이 어제보다 더 미끄러울 것"이라며 "오늘까지는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심언철 고은지 기자 press108@yna.co.kr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