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가정용 전자제품에 장착되는 소형변압기를 생산하는 에스디티(대표 윤재호)는 2006년 9월 납품업체의 부도로 연매출의 절반인 약 1억원을 손해봤다. 이로인해 6개월 가까이 월급을 주지 못했고 빚도 4억원으로 불어났다. 다행히 회사는 한국산업단지공단 구미클러스터추진단이 추천한 정부과제 및 제품개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억원을 지원받았다. 연구 끝에 2008년 요트 · 캠핑카 전자레인지용 소형 변압기를 개발,대기업에 납품한 데 이어 수출길도 뚫었다. 올해 1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사례2.자동차바퀴용 휠디스크 전문회사 유창파워텍은 2006년 울산클러스터추진단의 추천으로 외환은행으로부터 20억원을 대출받아 새 공장을 세웠다. 2007년 말 회사는 클러스터가 주선해준 울산대학교와의 공동연구로 완제품 생산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지난해 매출이 약 20% 이상 늘어났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박봉규)의 산업단지 클러스터화 사업이 산 · 학 · 연 기술 교류 및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2005년 시작된 이 사업은 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과 대학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일종의 '산학연 동아리'.서울,남동,구미 등 12개 단지에 클러스터 추진단이 각각 설치됐고 모두 60개의 클러스터가 활동 중이다.

추진단은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홈페이지 개설,간담회 개최,공동브랜드사업,연구개발(R&D) 지원,기술자문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산단공에 따르면 3100여개 기업이 이 사업에 참여한 뒤 총 매출액은 2004년 57조7410억원에서 2009년 11월 85조3959억원으로 49%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 임직원 수도 16만1067명에서 19만4496명으로 증가했다.

산단공은 지역 내 기업,학교 간 협력에 한정됐던 기존 클러스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협력 지역을 전국으로 넓히는 '광역클러스터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광역클러스터 참여 기업들은 전국 어느 지역의 기업,대학과도 교류 및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산단공은 지식경제부와 함께 관련법 개정 등을 통해 2010년 4월부터 클러스터 사업 지역을 이른바 '5+2 광역경제권' 기준에 맞춰 조정할 계획이다. 박봉규 이사장은 "국내외 우수 기업의 산업단지 입주를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광역클러스터 사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IT,BT 등 첨단업종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라며 "해외 선진 클러스터와의 기술교류,투자상담,정보공유 등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클러스터 사업이 보다 큰 결실을 내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 박삼옥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산업단지에 들어오지 않은 기업도 클러스터 사업에 적극 참여시켜야 교류 · 협력의 효과가 증대된다"고 말했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클러스터 사업은 산 · 학 · 연 간 교류와 협력을 위한 네트워킹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었다"며 "공동기술개발 및 연구비 지원을 늘려야 중소기업들의 시장 경쟁력 제고,매출 증대,일자리 창출 등 더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