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가 이르면 17일 조직개편안을 확정 짓는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그룹을 이끌 차기 주자로 확실하게 부상한 이재용 부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자리를 맡게 된 삼성전자 경영조직의 큰 틀은 이미 윤곽이 드러났다.

단독 최고경영자(CEO)로 위상이 높아진 최지성 사장을 중심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재용 부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0)인 윤주화 사장이 핵심 브레인을 이루는 `C 삼각편대'가 그것이다.

◇`최지성-이재용-윤주화' 삼각편대..사업지원팀 밑받침 = 삼성은 15일 사장단 인사를 하면서 지난 1년 가까이 유지해온 삼성전자의 부품(DS)과 완제품(DMC) 양대 부문 체제를 발전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부품 부문장을 맡았던 이윤우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완제품 부문을 이끌어 온 `최지성 CEO의 단독 체제'로 조직의 큰 그림이 그려졌다.

또 이재용 부사장은 COO 자격으로 삼성전자의 사업부 간 업무 영역을 조정하고 통합하며, 주요 거래처와의 관계를 직접 챙기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감사팀장으로서 `그룹의 암행어사'로 활동해온 윤주화 CFO는 재무를 관장한다.

일각에선 부문제를 폐지하고 단독 CEO 체제를 구축한 것이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속도 경영'을 가능하게 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사업부 간 조정 역할을 하는 이재용 부사장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들 수뇌부를 뒷받침하는 기구로는 이번에 팀 체제에서 확대개편된 경영지원실과 사업지원팀이 있다.

경영지원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해온 윤주화 사장이 이끌 경영지원실은 재무와 경영진단 업무를 맡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옛 구조조정본부 출신인 이상훈 사장이 지휘하는 사업지원팀은 사업기획 및 투자조정 업무를 총괄하면서 이재용 부사장의 경영비전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단독 CEO를 중심으로 각 사업부가 직속되는 형태로 조직이 바뀌는 만큼 효율적인 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8개 사업부, 삼각편대 직속 체제 = 기존 삼성전자의 조직은 완제품(DMC) 부문의 영상디스플레이, 디지털프린팅, 생활가전, 무선, 네트워크, 컴퓨터 등 6개 사업부와 부품(DS) 부문의 메모리, 시스템LSI, 하드디스크드라이브, LCD 등 4개 사업부 체제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컴퓨터와 디지털프린팅 사업부를 합치고 부품 분야를 반도체와 LCD 두 개 사업부로 조정해 모두 7개로 사업부 수를 줄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SDI로 옮기는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 최치훈 사장의 후임이 발표되지 않고 사장 승진이 내정된 조수인 부사장의 직함이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으로 발표된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같은 구도에서 15일 이사회에서 합병이 결의된 삼성디지털이미징이 별도의 한 사업부를 구성하게 되면 삼성전자는 총 8개 사업부 체제를 갖추게 된다.

김순택 신임 부회장이 이끄는 신사업추진단은 그룹 차원에서 `미래의 먹을거리'를 발굴하는 '별동대'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