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현대차는 증시의 주도주로 군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승자'로 부각되면서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순매수세가 몰려 올 들어 160%가량 급등했다. 지난해 말 26.57%이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35.85%로 높아졌다. 지난 8월 하순 이후 외국인들은 현대차에 대해 매도우위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4분기 실적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LIG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올 4분기 순이익이 분기로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는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판매는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40만대를 넘어서고,수출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해 국내 공장가동률이 100%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신흥시장 공략과 소형차 판매로 큰 성과를 거뒀던 현대차는 내년에도 원가 경쟁력 있는 신모델 출시와 시장선점 효과,투자 선순환 등으로 차별화된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0년 이후 현대차 주가는 내수판매보다는 글로벌 판매량,미국시장 점유율 등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최근 외국인들이 현대차에 다시 주목하는 것은 현대차의 내년도 글로벌시장 판매 전망이 밝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는 투산ix,YF쏘나타가 글로벌 시장에 본격 투입되는 데다 그랜저TG와 베르나 후속 모델이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는 내년에 10.2%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정체돼 있는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내년 1분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 연구위원은 "내년에 투입될 신차는 달러당 900원의 환율에도 이익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경쟁력 있는 원가구조를 지녔기 때문에 불리한 환율에도 불구하고 이익의 질은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성재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1980년대 도요타의 미국시장 점유율,글로벌 판매량과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며 "2010년은 현대차 주가 재평가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