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한파, 우울증환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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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 50명 중 1명이 앓고 있다고 추정되는 우울증. ‘마음의 감기’라고도 하는 우울증에 빠지면 얼굴에 그늘이 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우울증은 햇빛 보기가 힘든 겨울이면 더욱 심해진다. 우울증은 행복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이 부족할 때 심해지는데, 세로토닌은 햇빛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이다. 겨울의 일조량은 연중 일조량이 가장 큰 봄의 75% 정도에 불과하다. 한줌 햇살이 아쉬운 겨울이니 우울증이 도지는 것은 당연지사. 또 병적이 우울증이 아니라 하더라도 겨울이면 기분이 가라앉는 경험은 누구나 쉽게 하게 된다. 음울한 구름장 같은 마음의 그늘을 걷고, 기분을 업(UP)시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 호르몬 변화 잦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많이 앓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05년 46만여명, 2006년 48만여명, 2007년 52만 5천여명으로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우울증을 병으로 인식하고 병원에서 치료받은 ‘중증 우울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가벼운 우울증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우울증은 남녀간에도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정도 많다. 이는 2008년 남녀의 항우울제 투여횟수를 비교(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했을 때, 여성이 남성의 2.17배나 된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이처럼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증이 많은 것은 월경, 임신, 출산과 같은 호르몬의 변화가 잦기 때문이라고 한다.
- 햇빛이 우울증 잡는 명약
우울증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경적 요인이다. 유전적인 요인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보다 더 직접적인 것은 환경이다. 유전적으로 우울증에 취약한 사람도 환경적 요인을 잘 통제하면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울증을 떨쳐내기 위한 ‘명약’은 ‘햇빛’이다. 햇빛을 충분히 쬐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분이 다소 가라앉는다 싶을 땐, 햇빛 아래서 3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햇빛을 보기 어려운 날씨라면 실내 운동도 도움이 된다. 운동할 때도 세로토닌의 분비가 촉진되며, 운동 후에는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내 운동 시에는 최대한 조명을 밝게 하는 것이 기분을 좋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로토닌의 ‘원료’를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세로토닌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트립토판은 몸 안에서 생성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트립토판은 모든 종류의 고기에 들어 있는데, 특히 돼지고기, 오리고기에 풍부하다. 생선도 마찬가지고, 우유나 치즈, 초콜릿, 바나나에도 많이 들어 있다.
- 깊은 표정주름 펴니 우울증도 사라져
우울증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결과 중에는 얼굴 주름과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자료도 있어 관심을 끈다. 미국의 피부외과전문의 에릭 핀지 박사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에게 보톡스를 주사했더니 대다수의 환자가 우울증에서 벗어났다.(미국 피부외과학회지.2006.5.) 핀지 박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우울증 환자 10명에게 보톡스를 주사해 미간주름을 펴주었다. 그 결과 2개월 만에 9명의 환자는 의학적으로 ‘우울증’에서 벗어났으며 나머지 한 명도 상당히 기분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감정에 따라 표정주름이 만들어진다는 기존의 상식을 역으로 바라본 것이다. 얼굴에 골 깊은 표정주름이 있으면 즐거운 감정이 생기기 어렵고,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 쉽다는 의미다. 이같은 효과를 안면 피드백(facial feedback)이라고도 부른다.
골 깊은 표정주름이 없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우울증 환자에게서만 나타나는 효과는 아니다. 영국 카디프대의 루이스 박사는 미간 주름(추미근)에 보톡스를 시술한 환자와 다른 미용시술을 받은 환자를 비교했더니, 보톡스 주사를 맞은 환자들이 부정적이고 우울한 기분을 훨씬 적게 느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영국 미용피부과학회지.2009.3.) “우울증 환자만이 아니라 정상적인 심리상태의 사람도 굵은 미간 주름을 없애면 부정적인 기분이 줄어 밝아진다는 것이 이 연구로 증명됐다”고 훈성형외과 우동훈원장은 설명한다. 미국 정신의학회(APA: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도 “우울하거나 슬픈 감정은 심리적인 불안감 이외에도 주름진 이마나 올라간 눈썹 등의 얼굴 근육에 의해 생겨 날 수 있다”고 한다. 즉 나중에는 감정이 아닌 주름 때문에 웃음을 잃어버리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깊어진 주름들이 자신의 실제 감정 상태를 무시한 채 우울한 기분에 빠지게 한다면 이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을 것. 주름을 없애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보톡스나 필러를 주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시술은 효과가 통상 6개월, 길어도 1년을 넘기 힘들다. 효과 지속기간이 길고 부작용이 적은 주름제거시술로는 자가지방이식이 있다. “지방이식은 얼굴에 볼륨을 줌으로서 표정근육에 의한 굵은 주름을 자연스럽게 펴주는 효과가 있다”고 훈성형외과 우동훈 원장은 말한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