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구로구 구로2동에서 오징어요리전문점 'The 오징어'를 운영하고 있는 조현정(40 · 여)입니다. 고려대 구로병원 사거리 코너에 있습니다. 296㎡(90평) 규모로 테이블 31개를 두고 있으며,가게 앞에 테이블 4개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2년 전 보증금 7000만원,월세 850만원의 가게를 권리금 7000만원을 주고 인수해 저가형 돼지고기집을 1년6개월간 운영했습니다. 올 들어 돼지고기 원가가 크게 올라 2개월 전 오징어요리 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꿨습니다.

남편이 다니던 제약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시작되던 7년 전 저는 음식점 창업을 결심하고 일식 · 한식 요리사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4년 전 이태원에서 소갈비살전문점 '논골집'을 오픈해 2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남편은 3년 전 퇴직해 가게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입니다. 남편이 주방을 맡고,제가 서빙을 합니다. 주방 3명,홀서빙 2명,파트타이머 3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병원 직원이나 방문객이 많이 찾아옵니다. 주 메뉴는 오징어요리 및 해산물입니다. 최근 해물 가격이 많이 올라 매출에서 원가 비중이 40%로 높아졌습니다.

개업 첫달에는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달 3500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인건비 950만원과 임차료 850만원,관리비 30만원,전기 · 수도 및 가스료 250만원을 빼면 부부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매출증대 방안을 알려주세요.


활어회·해물안주 보강해 중장년층 공략

A 의뢰인은 저가형 돼지고기 전문점을 운영할 때 '오징어불고기'와 '오징어날치알볶음밥'을 개발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채산성이 떨어지자 오징어요리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했습니다.

오징어요리 전문점은 젊은층이 주 고객일 경우 철판 요리,중장년층이 타깃이면 활오징어 요리를 내세워야 합니다. 주변에 활어회집이 없다면 활오징어 요리점이 횟집을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징어는 낙지에 비해 대중성과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입니다.

요즘 점포 매출은 월 3500만원 수준입니다. 식재료비,임차료,인건비 등을 감안한 손익분기점은 4500만원입니다. 월 매출 목표를 5000만원으로 잡고 영업시간 연장,홍보 및 서비스 강화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오징어요리 전문점은 먼 거리에서 고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하고,마케팅을 병행해야 합니다.

고려대병원 방문객 및 직원,배후세대에 거주하는 직장인,주말 가족외식 고객 등이 주요 소비층입니다. 병원 방문객이나 교대 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많아 점심 영업을 고려해볼만 합니다. 아직은 개업 초기여서 영업시간을 연장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물론 인건비 상승에 따른 채산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점심 메뉴로는 △오징어전골 △오징어섞어찌개 △오징어덮밥 △오징어불고기백반 △오징어더덕불고기 △오삼불고기 △오징어먹물초밥 등이 적당합니다. 종합병원 상권을 감안해 어죽이나 전복죽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점포 인근에 병원을 제외하면 사무실 근무자나 주부가 적어 저녁 영업이 매출을 좌우합니다. 주요 고객은 20~40대 남성이지만 지금 메뉴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많습니다. '술'보다 '요리' 중심으로 점포의 이미지가 형성돼 있어 중장년층이 찾기에 부담스럽습니다. 가족 외식 수요를 창출하려면 10~20인석짜리 단체석을 만들어야 합니다. 오징어 요리는 대중성이 부족하지만 독특한 메뉴입니다. 오징어를 강조하기 위해 오징어 상징물이나 오징어 모양의 조명,에어 간판 등을 활용하면 이색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메뉴와 가격은 단순화하세요. 고객층의 상당수가 30대 이상 남성이라는 측면에서 1~2가지 주력 메뉴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3만원대의 해물안주,튀김과 볶음,무침,탕 등을 세트로 모은 모둠 메뉴를 선보이면 음식준비,마케팅,판매 등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단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활어회를 보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징어와 일부 해산물로는 중장년층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광어나 우럭 등의 활어회를 곁들이면 좋습니다.

의뢰인은 업종을 전환하면서 기본적인 홍보나 이벤트를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별미 요리인 오징어를 내세운 만큼 정식으로 오픈 이벤트를 실시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젊은층을 공략하려면 유니폼 뒷면에 대표 메뉴 몇 가지를 부착하는 것도 좋습니다.

점심식사 시간에 점포 앞에 연탄 화로를 설치해 마른 오징어를 구워 냄새를 피우면 유동 인구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식상한 커피보다 군오징어를 디저트로 나눠주는 것도 고객들에게 점포를 각인시키는 방법입니다. 저녁에는 사장님이 함진아비처럼 오징어를 머리에 쓰고 경품행사를 벌인다든지,'오징어' 세 글자로 삼행시 대회,산지별 오징어를 모아 산지 맞히기 게임 등을 열어 안주를 경품으로 서비스하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오씨 성을 가진 손님에게 할인해주거나 메뉴판을 오징어 모양으로 만드는 것도 고객들에게 흥밋거리를 제공하는 마케팅 방법입니다.

정리=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

● 상권 확대경 식사보다 '술'이 통하는 주택가

의뢰인의 점포는 고려대 구로병원 사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구로디지털단지 및 가산디지털단지와 인접해 있다. 오래된 상권이지만 성장이 더딘 곳이다. 1차 상권인 반경 500m 이내에 2만4000여명이 거주할 정도로 인구 밀도가 높다. 하지만 세대당 세대원 수가 2.2명에 불과해 비정상적인 주거 특성을 보인다.

전체 세대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로 낮다. 배후 세대는 일반 주택가로 형성돼 있다. 20~40대 연령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고,어린 자녀들의 비중은 낮다. 따라서 주말 외식 고객은 적고,술집 이용자들이 상권을 지배하고 있다.

전체 업종 가운데 음식점이 46%에 달한다. 특히 유흥업종이 23%를 차지할 정도로 식사보다 '술'이 통하는 상권이다. 서민들이 많아 객단가가 높은 메뉴보다 푸짐하면서도 저렴한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음식점 수는 59명당 1개꼴로 많은 편이어서 경쟁이 치열하다. 남성을 타깃으로 하면서 대중적인 메뉴를 운영하는 음식점들의 생존 경쟁이 특히 심하다.

지나치게 트렌디한 아이템이나 퓨전 메뉴보다 20대부터 40대까지 어울리는 대중적인 메뉴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한식과 유흥업종을 제외한 외식업 매출은 저조하다. 음식점이 아닌 업종도 유흥과 연계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사업,생활밀착형 판매 · 서비스업 등은 성공하기 어렵다. 점포 주변의 유동 인구와 수익성을 꼼꼼히 체크한 후 창업 아이템을 결정해야 한다.

● 오징어전문점 성공 TIP 매일 공급받아 신선한 맛 유지…계절요리도 필요

-산오징어를 매일 배송받아 요리하면 원재료의 신선함과 쫄깃쫄깃한 맛이 살아납니다. 오징어가 다 팔리면 알탕,멍게 등 다른 메뉴로 대체해야 합니다. 몸통이 미끄러워 칼질이 쉽지 않은 오징어를 요리하려면 세절기 및 탈피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다양한 오징어 요리를 개발해야 합니다. 내장까지 통째로 쪄내 고소한 맛이 나는 오징어통찜,블랙푸드 열풍을 탄 먹물탕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포탕,개불,멍게 등 각종 해물요리와 새우구이,한치회,밴댕이회,가리비회 등 계절 메뉴도 필요합니다.

-맛과 서비스를 차별화하세요.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메뉴와 인테리어,다양한 이벤트,회원 보너스제 등으로 차별화된 인상을 심어줘야 합니다. 합리적인 가격까지 뒷받침되면 단골을 늘릴 수 있습니다. 특히 목표 고객층을 집중 공략해야 합니다.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부담 없이 식사와 술 한잔을 즐기려는 직장인을 공략하세요. 구전 효과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전문 음식점의 매장 분위기는 밝고 깨끗해야 합니다. 서구식 레스토랑에 익숙해져 있는 요즘 젊은이들은 허름한 분위기를 꺼립니다. 인테리어를 감각적으로 꾸미고,조명을 밝게 만들어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세요.

● 프로처럼 요리하기 (13) 콩나물 아삭아삭하게 삶기

보통 나물을 데치는 것과 달리 물을 자작하게 부은 다음 굵은 소금을 조금 뿌려 증기로 찐다. 쪄낸 콩나물을 얼음물에 헹궈내면 통통하면서도 질기지 않고 아삭아삭해진다.

상담해드립니다 중기청·한경 자영업 무료 컨설팅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외식·서비스·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경영진단 컨설턴트,상권 분석가,음식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전문 컨설턴트가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 02-360-4004)에서 합니다.


도와주신 분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
박민구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부원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