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임 부시 정부의 유산에 허덕이고 있다.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군시키고 독자적인 치안을 맡기고 있는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최악의 차량 폭탄 공격이 발생했으며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을 놓고서는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선 25일 법무부 건물과 바그다드 주정부청사 인근이 차량폭탄 공격을 받아 모두 136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다. 지난 8월 재무부와 외무부 청사 주변 등 10여곳에서 발생한 동시 폭탄 공격으로 101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다친 지 불과 두 달여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저항세력들의 가증스럽고 파괴적인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확인했다. 현재 바그다드,모술 등 주요 도시는 이라크 군 · 경이 독자적으로 치안을 관리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미 · 이라크 안보협정에 따라 지난 6월 말 주요 도시에서 지방으로 모두 철수했다. 미국은 2011년 말까지 현재 12만5000여명인 병력을 모두 철수시킬 계획이다.

아프간 전쟁은 '제2의 베트남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미 866명의 미군 사상자가 발생했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현지 미군 사령관은 4만명의 병력 증파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증파 규모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파병 문제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신속하게 병력을 증파해야 한다고 맞섰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