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가 이번에는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걸고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KIA는 11월14일 일본 나가사키 빅 N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서 일본 시리즈 우승팀과 격돌한다.

한.일 클럽 챔피언십은 4개국이 출전하는 아시아시리즈 대신 일본이 한국에 제안한 이벤트다.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우승팀만 참여하지만 양국 프로야구의 수준이 아시아 최고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아시아 최강팀을 가리는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의 상대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니혼햄 파이터스 가운데 한 팀이다.

두 팀은 31일부터 열리는 일본시리즈에서 7전4선승제로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2천만엔(한화 약 2억5천750만원)이다.

패한 팀은 우승상금의 25%인 500만엔(약 6천400만원)을 받는다.

KIA는 지금까지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숙원을 푸는데 온 힘을 기울였을 뿐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는 신경 쓰지 못한 게 사실이다.

25일 광주로 이동하는 KIA 선수단은 3~4일 가량 휴식을 취하고 나서 구체적인 훈련 스케줄을 잡고 상대팀의 전력 분석을 시작할 예정이다.

KIA의 객관적인 전력은 일본 프로야구의 대표적 강팀인 요미우리나 니혼햄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본보다 시리즈가 일찍 끝난 탓에 KIA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쉽사리 승부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한 경기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투수력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점도 KIA로서는 호재다.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완봉승을 거둔 아킬리노 로페즈와 '토종 에이스' 윤석민 등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탄탄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까지 열린 아시아시리즈에서는 2005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이 2위에 올랐다.

삼성은 2006년에도 참여했지만 대만 라뉴 베어스에 지면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SK는 2007년 준우승했고 2008년에는 대만의 퉁이 라이온스에 패해 예선 탈락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2008년 대회 후 "내년에 다시 아시아 야구의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하며 아시아 정상 정복에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하지만 SK는 올해 한국시리즈 3연패에 실패했고 김 감독의 목표는 이제 '사제대결'에서 승리한 조범현 KIA 감독의 몫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