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 불고기 등 우리 음식이 러시아 우주인들에게 공급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김치, 수정과, 불고기, 비빔밥, 미역국, 참뽕 음료 등 한국형 우주식품 6종을 러시아의 화성 탐사 모의 실험 프로젝트 '마르스-500'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식품들은 이주운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박사팀이 방사선 멸균 기술과 식품공학 기술을 접목해 개발했다.

'마르스-500'은 러시아가 2030년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준비 중인 실험으로, 지상에서 우주선과 화성 표면을 모사한 밀폐 시설을 짓고 6명의 우주인이 520일간 격리돼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프로젝트다.

러시아는 우주 방사선과 무중력 등 환경에서 우주인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 마련을 위해 다양한 국가의 우주식품에 대한 영양학적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형 우주식품은 120일간 공급돼 면역력 변화 등 영양 생리 영향평가에 쓰인다.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에게 공급했던 김치와 수정과에 더해 이번에 4종의 식품을 추가 개발해 러시아 생의학연구소(IBMP)의 적합성 인증 절차를 거쳤다.

추가된 우주식품 개발에는 코리아한우, 전주비빔밥연합회, 청호씨푸드, 부안군 등이 참여했다.

연구원은 우주식품 제조기술이 향후 간편식품이나 레포츠 식품, 재난 시 구호식량, 군 전투식량 등 개발에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주운 박사는 "우주식품 개발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극한 환경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한 복합기능형 우주식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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