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는 "획기적인 요금 인하 필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1일 발표한 30개 회원국의 이동통신요금 비교 결과에서 우리나라가 높게 나타나자, 통신업체들은 "객관성이 결여됐다"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소비자단체들은 OECD 자료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나라가 요금 인하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며 강력한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이동전화 요금의 국제 비교는 조사 방법에 따라 동일한 국가라도 순위가 크게 차이가 나는 만큼 객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은 소량 사용자, 중량 사용자에서 OECD 30개국 중 가장 비싼 나라로, 다량 사용자에서는 6번째로 비싼 나라로 나타났지만, 지난달 30일 한국소비자원이 메릴린치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미국은 OECD 국가 중 요금이 가장 저렴한 나라로 조사된 바 있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설명이다.

SK텔레콤 측은 "OECD 요금 비교는 각국의 평균 요금 수준을 반영하기보다는 OECD가 정한 기준통화량(소량/중량/다량)별 최저요금제를 찾는 방식으로, 개별 국가의 실제 통화량이 OECD가 정한 기준통화량과 편차가 클수록 요금비교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KT도 OECD의 발표 결과는 실제 국내 이동전화 요금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반박했다.

KT 관계자는 "OECD는 국가별로 최저요금제 1건을 선정하여 각 국의 요금순위를 정하고 있어, 최저요금제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저렴한 요금제가 월등히 많은 국가의 요금 수준이 높게 책정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이후 결합상품 할인과 저소득층 감면 확대 등이 본격화됨에 따라 결합상품 할인액이 2009년 5월과 비교해 2.8배나 증가했다는 것이 이 회사 측의 주장이다.

또 OECD는 약관상 표준요금만을 비교하고 요금감면이나 할인상품은 제외하고 있어 저소득층 감면, 결합상품 등 할인요금제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요금수준이 높게 나타나는 문제점이 있다고 이 회사는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OECD 요금비교는 각국의 가입 및 통화패턴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KT 관계자는 "이용량이 많은 국내는 기본료가 높고 통화료가 낮은 요금제가 많아 OECD 기준 통화량 적용 시 요금이 높게 산정된다"고 말했다.

LG텔레콤도 "소량, 중량, 다량이용자로 분류한 OECD의 요금 사용량은 연간 평균 통화량(MOU)이 각각 360분, 780분, 1천680분으로, LGT 가입자의 평균 통화량인 2천398분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며 "각종 할인요금제 도입으로 2007년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매출할인이 2천850원에서 지난해 2천972원, 올해 상반기에는 3천440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비자단체는 국내 요금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획기적인 요금 인하 방안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녹색소비자연대의 전응휘 정책위원은 "OECD의 발표 자료는 이미 1-2년 전 것임에도 특기할 점은 일제히 요금이 낮아지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높아 이러한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방통위의 선불요금제 활성화 등 대안에 대해서 "현실에 맞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고 질책했다.

전 위원은 "선불요금은 미리 돈을 내기를 싫어하는 우리나라 소비자에는 맞지 않는 제도"라며 "특정인이 아닌 일반 국민이 모두 요금 인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기본료나 가입비 인하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