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셔서 식사만 하세요. 생맥주는 무제한입니다!'

최근 외식업체들이 여름을 맞아 '생맥주 무제한 리필' 행사를 앞다퉈 열고 있다. 1인당 3300원부터 900원,심지어 무료로 마음껏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것이다. 고객들은 '이렇게 팔아도 남을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아워홈의 아시안 뷔페 '실크스파이스'는 다음 달 말까지 식사 손님이 900원만 내면 생맥주를 무제한 마실 수 있는 '한여름 밤의 비어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식사 가격은 런치뷔페 2만원(이하 부가세 별도),디너뷔페 3만5000원이다.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도 3300원에 생맥주를 무한정 제공하는 '삼삼한 무한 맥주'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씨즐러는 이달 말까지 평일 저녁 명함을 들고 온 직장인을 대상으로 '생맥주 무제한 무료' 행사를 진행한다.

호텔에도 공짜 술 이벤트가 있다.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 지하 1층 와인바 '바 루즈'는 다음 달 3일부터 9월 말까지 매주 금요일 바 카운터에 앉는 여성 고객에게 생맥주와 스파클링 와인을 무제한 무료로 주는 '레이디스 나이트' 행사를 연다. 아워홈 관계자는 "최근 불황으로 외식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손님을 끌기 위해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맥주 무제한 리필은 손해보는 장사일까? 그래도 남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외식업체가 20ℓ짜리 케그(스틸용기 맥주통)를 구입하는 가격은 3만7000원 안팎으로,500㏄ 한 잔당 925원꼴이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거품과 함께 맥주를 따르다가 버리는 양을 감안해도 한 잔의 원가가 1100~1200원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성인 남성이 아무리 마셔도 2000~3000㏄ 이상은 잘 못마신다. 따라서 2000㏄를 마신다면 베니건스는 맥주값에서 본전이다. 씨즐러 관계자도 "할인 개념으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패밀리레스토랑의 요리 원가는 인건비까지 감안해 가격의 35% 정도.최 소장은 "뷔페 고객의 70~80%는 먹는 양이 가격에 못 미친다"며 "맥주 무료 행사는 마진이 줄어들 뿐 손해는 보지 않는 '박리다매 전략'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