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진행속도 빨라 신속 대처해야"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전 세계가 "갑작스럽고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에 직면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국제 공동연구진의 보고서가 나왔다.

또 미국 연구진은 별도 보고서에서 세계 기온 상승 속도가 농민들이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지 않을 경우 2080년 영국 남동부의 기온 상승 폭이 3.9℃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공동연구진은 18일 지난 3월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발표된 1천400여편의 연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지표면과 해양 온도 상승, 해수면 상승, 극한 기후현상, 북극 해빙 축소 등이 전문가들이 단 1~2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과 다른 기후지표들이 2007년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내놓은 예측치의 상한선에 근접하고 있으며 지구 자체가 인간활동과 관계없이 온난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북극 영구동토층에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난화가스인 메탄 등이 대량 매장돼 있는데 기온이 올라가면서 대기 중에 방출돼 온난화를 가속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위험한 기후변화를 피하려면 신속하고 지속적이며, 효과적인 경감대책이 요구된다"며 정책입안자들에게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 이상 올라가지 않게 신속하게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온도가 2℃ 이상 상승하면 현 인류사회가 대처하기 어려워지고 금세기와 그후까지 커다란 사회적, 환경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배출가스를 조기에 대폭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오는 12월 기후변화에 관한 코펜하겐 유엔회의를 주최할 라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이 유엔회의는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19일 국제 학술지 '세계환경변화'에서 2050년에는 아프리카 경작지 기온이 현재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온도 상승 속도가 농민들이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농민들이 경작시기 조정과 고온에 강한 신품종 개발 등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자금과 다양한 작물 유전자원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 정부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2080년 영국 남동부의 여름 평균 기온이 3.9℃ 상승하고 런던은 40℃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유럽연합(EU) 등이 밝힌 위험 수준의 거의 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기온 상승은 장기간의 혹서와 가뭄, 작물 생산량 감소, 각종 전염병 유행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힐러리 벤 영국 환경장관은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한 향후 20~30년 간의 피해를 막는 것은 이미 늦었지만 2080년은 다르다며 코펜하겐 유엔회의에서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합의해야만 극한적인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ㆍ런던 AFPㆍ로이터=연합뉴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