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D램업체 타이완반도체(TMC)가 세계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의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했다. 엘피다와의 제휴를 통해 대만 업체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TMC는 아울러 대만 정부로부터 100억 대만달러(약 3833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아 재정을 튼튼히 할 방침이다.

로이터는 12일 대만 경제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우디 더 대변인은 "대만 정부의 TMC 지분이 50%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추가로 수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대만 정부가 TMC를 통해 일본 엘피다에 자금을 공급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TMC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인치밍 대만 경제부 장관은 "일본 정부가 대만 정부와 엇비슷한 규모의 금약을 TMC에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TMC는 대만 정부가 주도해 지난 4월 만든 '대만 반도체 연합' 성격의 기업이다. 파워칩,프로모스,난야 등이 합류했다. 아직까지 '페이퍼 컴퍼니'의 성격이 강하지만 향후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지주회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과 일본의 민 · 관이 힘을 모아 'D램 연합'을 만들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한국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부족한 자금은 양국 정부가 지원하고 기술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대만과 일본의 'D램 합종연횡'에 대해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대만과 일본의 '반도체 연합이 완성되지 않았으며 자금수혈과 조직통합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협력이 시작되더라도 국내 업체들과는 기술격차가 커 한국을 추격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각국 정부가 자국의 기간산업 보호를 위해 앞다퉈 예산을 투입하는 것과 관련,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 낸드플래시 업계 2위 기업인 도시바는 이날 일본 내 6개 공장의 생산라인을 폐쇄하거나 축소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연간 1000억엔(약 1조2700억원)에 이르는 고정 비용을 줄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