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19.하이마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4억원)에서 무려 9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24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파72.6천38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결승에서 최혜용(19.LIG)을 9차 연장 끝에 힘겹게 따돌리고 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했다.

지난해 신인왕을 놓고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경쟁한 끝에 최혜용에 신인왕을 내줬던 유소연은 매치플레이 결승 맞대결에서 이겨 설욕에 성공한 셈이 됐다.

2008시즌 첫 대회였던 스포츠서울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우승 이후 프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뒀다.

상금 부문에서 1억2천915만원으로 2억4천883만원의 서희경(23.하이트)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최혜용은 2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상금 부문에서는 1억685만원으로 3위.
1990년생 동갑인 둘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함께 따냈고 지금은 똑같이 연세대학교 체육교육과 09학번이지만 지난해 워낙 치열하게 신인왕을 놓고 다툰 터라 경쟁 관계가 남다르다.

그래서인지 오전 7시에 시작한 4강전부터 결승이 끝난 오후 7시15분까지 좀처럼 우승자가 가려지지 않았다.

4강에서 유소연은 정혜진(22.삼화저축은행)을 두 홀차로 물리쳤고 최혜용은 이현주(21.동아회원권)를 상대로 무려 7홀 차 대승을 거두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에서 초반 기선을 잡은 쪽은 유소연이었다.

첫 홀에서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유소연은 3번홀에서도 버디를 보태는 등 전반에만 세 홀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최혜용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10번홀에서 5m가 넘는 거리에서 버디를 잡으며 추격에 시동을 건 최혜용은 14번홀에서 유소연이 1.5m 파 퍼트를 놓친 덕에 1홀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17번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이며 버디를 낚아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서로 파를 주고받던 상황에서 유소연이 연장 네 번째 홀에서 먼저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3m 거리에 공을 붙였으나 버디 퍼트는 홀컵을 맞고 나와 고개를 떨궜다.

7차와 8차 연장에서는 반대로 유소연이 위기를 넘겼다.

7차 연장에서 티샷이 왼쪽 러프에 빠진 유소연은 세 번째 샷으로도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했지만 4m 가까운 파 퍼트를 넣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8차 연장에서는 '장군멍군'을 불렀다.

유소연은 8m, 최혜용은 2m 정도에서 파 퍼트를 남겼다.

먼저 유소연이 극적으로 파를 잡아내며 오히려 최혜용이 부담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혜용도 침착하게 파에 성공, 다시 승부는 9차 연장으로 이어졌다.

9차 연장에서도 유소연은 4m, 최혜용은 2.5m 버디 기회를 잡았다.

먼저 유소연이 버디를 잡아내 두 주먹을 불끈 쥔 반면 최혜용은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는 바람에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4강에서 17홀만에 승부를 낸 유소연은 결승 27홀까지 하루에 44홀을 돈 끝에 힘겨운 우승을 차지했다.

3-4위전에서는 정혜진이 이현주를 상대로 7홀 차로 크게 이겨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춘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