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자마자 표면에 하얀 실을 얽어놓은 듯한 독특한 외관의 '송도 더?t퍼스트월드'의 모습이 들어왔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파이낸스센터에서 승용차로 출발한 지 1시간 만이다. 송도신도시의 핵심구역으로 개발되는 국제업무단지에서 입주를 시작한 첫번째 주거단지답게 우뚝 솟은 64층 높이의 아파트 4개동은 인근의 판상형 아파트와 확실히 차별화됐다. 상가와 오피스텔까지 총 12개 동에 아파트 1596가구,오피스텔 1058실에 이르는 대단지인 퍼스트월드는 지난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절반이 넘은 계약자가 집들이를 마쳤다.


◆송도국제도시 대표 단지

단지 내부로 들어서자 주상복합이지만 아파트와 오피스텔,상가를 각각 다른 동에 배치한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같은 건물에 아파트와 상가가 혼재된 일반적인 주상복합보다 훨씬 정돈된 모습이었다. 이후 분양될 단지 3개를 합쳐놓은 것에 맞먹는 넓이의 단지를 관통하는 인공연못과 징검다리를 배치한 조경도 돋보였다. 입주민들은 "저녁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이곳에 산책하러 온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단지 인근으로도 송도를 대표할 만한 시설물들이 하나씩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지난해 완공된 컨벤션센터 '컨벤시아'는 물결 모양의 특이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65층 규모의 업무시설 '동북아 무역타워' 역시 돛대 형태로 세워지고 있다. 39만6696㎡(약 12만평)규모의 중앙공원이 올 6월 완공되면 주변 녹지도 넓어진다. 단지 서쪽은 2005년부터 입주한 기존 아파트 및 상업시설이 자리 잡아 신도시 내 아파트임에도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다.

◆향후 주변 개발에 승패 달려

하지만 고민도 있다. 단지 인근의 이학주 장승백이공인 대표(한경 베스트공인)는 "송도 입주 아파트의 향배는 미래가치에 달려 있는데 정부가 규제를 풀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가 이뤄져 송도국제도시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송도국제도시는 최근 세계 경제위기로 각종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 국제학교의 개교가 연기되고 외국인병원 건립을 위한 제도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오는 6월 인천지하철 연결과 10월 인천대교 개통,내년 제3 경인고속도로 완공은 취약한 접근성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가 송도신도시에 입주해 임직원 가족까지 6000여명이 유입될 전망이다.

◆ 웃돈은 1억~1억5000만원 선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에서 112㎡형에 2억5000만원에 가까운 웃돈이 붙었다고 했지만 인근 중개업소들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입을 모았다. 거래가 활발한 112~184㎡형(34~56평형)은 위치에 따라 1억~1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으며 분양가 대비 6000만원 비싼 급매물도 찾아볼 수 있었다. 2006년 연세대 제2캠퍼스 및 송도타워 건립 계획 발표 당시의 2억5000만~3억원에서 떨어졌다.

다만 강남 재건축아파트 급등의 여파로 지난주부터 급매물이 소진되는 추세다. 허용범 송도포스코공인 사장은(한경 베스트공인) "아직 시세변화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