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한다는 96명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 · 길이7435야드)에 모였다. 매년 4월 둘째주(9~13일)에 열리는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마스터스는 남자골프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역사는 가장 짧지만 그 권위와 명성은 브리티시오픈에 버금간다. 1934년 첫 대회가 열린 이래 75년 동안 줄곧 이곳에서 열리는 마스터스에서는 숱한 명승부와 스타가 배출됐다. 올해도 전 세계에서 96명의 선수들이 모여 저마다 일요일 오후 극적 드라마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해마다 그랬듯이 관심의 초점은 타이거 우즈(34 · 미국)다. 지난해 6월 US오픈 직후 무릎수술을 받았던 우즈는 8개월여 만에 투어에 복귀한 뒤 지난달 30일 미국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예전의 기량을 회복했음을 알렸다. 메이저대회 통산 14승 가운데 4승을 마스터스에서 거둔 것만 봐도 우즈가 얼마나 이 대회에 강한지 알 수 있다. 2000년엔 다른 3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도 이 대회에서 5위에 그쳐 사상 최초의 '그랜드 슬램'을 놓친 기억도 있다.

그러나 우즈는 세계 랭킹 2위 필 미켈슨(미국),지난해 메이저대회 2승의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첫 메이저 타이틀을 노리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의 도전을 뿌리쳐야 한다. 올해 이미 2승을 올린 미켈슨은 2004년,2006년에 이어 세 번째 '그린 재킷'을 노리고 있다. 미켈슨이 우승하면 우즈를 제치고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과 USPGA챔피언십을 잇따라 제패한 해링턴(랭킹 5위)은 이 대회까지 우승,'Paddy(그의 애칭) 슬램'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3연속 우승한 선수는 우즈,잭 니클로스,벤 호건 세 명뿐이다.

한국(계) 선수들도 사상 최다인 4명이 출전한다. 최경주(39),앤서니 김(24 · 이상 나이키골프),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 · 한국명 이진명)가 그들이다. 최경주는 2004년 이 대회에서 아시아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3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앤서니 김은 세계 랭킹 50위 내 선수로서,양용은은 혼다클래식 우승자로서,대니 리는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서 각각 출전권을 얻었다.

특히 이 대회 후 프로 전향할 계획을 밝힌 대니 리(랭킹 147위)는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클로이(19 · 랭킹 17위),일본의 이시카와 료(18 · 랭킹 74위) 등과 함께 10대 선수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